윤영경_Beyond 14_천에 수묵_가변크기_2019
그동안 하늘에서 바라본 장엄한 자연 풍광을 주로 그려왔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자신의 주변 풍경에 주목한다. 일상 속의 산책로나 텅 빈 들판과 마른 담쟁이, 휴식을 취하는 새들의 모습과 같은 소소한 자연 풍경이 대상이다. 작가는 보기 위한 유랑이 아닌 일상 속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윤영경_Beyond 01_한지에 수묵_108×150cm_2019
또한 예의 전통 산수화에서 장엄하게 펼쳐진 산세를 표현하기 위해 두루마리에 그린 황권 형식을 활용해온 전작의 경향과 달리 화폭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황권산수(橫卷山水)를 변주한 설치작업은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하다. 삼베 위에 그려낸 다면화의 풍경이 천정에 걸려 펼쳐지는 설치작업은 파노라마처럼 마치 산속을 두루 둘러보듯 관람객의 시점을 입체화시킨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산수 ‘비욘드’는 대상과 양식, 화법 등 다채로운 면에서 변화를 시도해 전통의 틀을 확장하고자 한다. 부제가 주지하듯 그 ‘너머’의 것을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와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다. 주변부와 미시적 풍경으로 시선을 돌려 그 너머에 존재하는 일상의 위대함을 드러내고자 하는 이번 전시에서 윤영경이 보고 느낀 일상의 기운생동을 느껴볼 수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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