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만에 평화의 문 연 가자… ‘트럼프 효과’ 속 종전까진 난관

15개월 만에 평화의 문 연 가자… ‘트럼프 효과’ 속 종전까진 난관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5-01-17 00:42
수정 2025-01-1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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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마스 ‘6주간 휴전’ 19일 발효

여성·어린이 등 인질 33명 풀려나
휴전 2~3단계 논의 뒤 추후 석방
헤즈볼라·시리아 독재 무너지고
트럼프 중동 특사, 네타냐후 압박
통치권 불씨… ‘두 국가 해법’ 논란
이, 합의 뒤에도 공습… 7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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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소식이 전해지자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협상 타결을 기다리던 하마스 억류 인질 가족들이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텔아비브 신화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소식이 전해지자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협상 타결을 기다리던 하마스 억류 인질 가족들이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텔아비브 신화 연합뉴스


15개월 동안 처절한 피의 복수가 이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6주간의 평화가 찾아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중재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장관은 15일(현지시간) “3단계로 이뤄진 휴전협정이 오는 19일 발효된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고령자를 포함한 33명이 1단계 휴전 합의에 따라 15개월여 만에 집으로 돌아간다. 앞으로 하마스는 6주에 걸쳐 매주 최소 3명씩 인질을 풀어 주고 1단계 휴전 마지막 날인 42일차에 남은 인원을 한꺼번에 석방한다.

이르면 19일 민간인 여성 인질 3명을 시작으로 여성과 어린이가 우선 석방된다. 현재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은 모두 94명인데, 1단계 휴전에서 풀려나는 33명 외 나머지 인질과 시신들은 2~3단계 논의를 통해 송환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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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7일 하마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추진한 사법 개편안 갈등으로 혼란한 정국을 틈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고 251명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4만 6000명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했고 가자는 폐허로 변했다. 엄청난 민간인 피해에도 결사항전을 외치던 하마스는 ‘깐부’(같은 편)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시리아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잇달아 무너지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휴전 협상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양측 간 휴전 합의 물꼬를 튼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평화 특사였다. 우파 세력과 연립정부를 꾸린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궤멸을 주장하는 극우 인사들의 눈치를 살폈지만 ‘이제 전쟁을 멈추라’는 트럼프 당선인 특사의 명령에 가까운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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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멈췄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멈췄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소식이 전해지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심야 시간임에도 가자지구 중심부인 데이르 알발라 거리로 뛰쳐나와 15개월 만에 찾은 평화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가자 EPA 연합뉴스


휴전 협상에 참여하고자 카타르 수도 도하에 머물던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 11일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다. 가디언은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고분고분하게 휴전 합의를 수용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자신에게는 이를 거부할 힘이 없음을 깨달았다”는 현지 논평가의 발언을 전했다.

압박이 특기인 트럼프 당선인과 실무에 능한 조 바이든 대통령 측 브렛 맥거크 특사의 협력도 성과를 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에게 각각 전화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42일간의 ‘한시적 평화’가 가자지구 재건으로 이어지기까지 난관도 상당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해외 파트너와 손잡고 가자지구 임시정부를 이끄는 방안을 내놨다.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에 제대로 된 국가가 세워져 ‘두 국가 해법’이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1993년 합의한 오슬로 협정의 핵심 개념으로 양측이 서로를 독립 국가로 인정하고 공존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휴전 합의가 발표된 뒤에도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 가 최소 73명이 숨지는 등 휴전 합의 진정성을 의심받는다고 알자지라방송이 16일 보도했다.
2025-01-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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