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이하 현지시간) 아랍권 최초 원전 시운전에 성공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원자로 4기의 지난 2월 9일 모습.
EPA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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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에서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된 것은 UAE가 처음이다. 중동에서는 이란의 부셰르 원전이 운전 중이다. ENEC은 “올해 2월 UAE 연방원자력규제청(FANR)의 운영 허가를 받고 3월 핵연료봉을 원자로에 핵연료 장전을 마쳤다”며 “ENEC의 운영 자회사 ‘나와’(Nawah)와 한국전력이 포괄적인 시험 프로그램을 거친 뒤 오늘 첫 시운전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오늘은 원자로가 열을 생산해 증기를 발생했고,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을 한 첫날”이라며 “UAE의 전력망에 원전 1호기가 곧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UAE의 평화적 원자력 에너지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이런 성과를 이끈 UAE의 지도자들과 관계 당국의 지지, 한국 협력사들에 감사한다”라고 덧붙였다.
ENEC은 시운전이 안전하게 끝나고 전력망에 연결하면 상업 가동을 위해 출력을 높이는 시험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바라카 원전 사업은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 4기(총발전용량 5060㎿)를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 떨어진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2009년 12월 이 사업을 수주해 2012년 7월 착공했다. 애초 2017년 상반기 안으로 1호기를 시험 운전할 계획이었지만 UAE 정부 측에서 안전, 자국민 고급 운용 인력 양성 등을 이유로 운전 시기를 여러 차례 연기했다. 상업 가동은 이르면 올해 안에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은 1일 낸 보도자료에서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처음으로 임계에 성공했다”며 “현재 원자로 출력을 높이고 있으며 발전소 계통의 성능 시험이 끝나면 최초로 생산된 전기를 UAE에 송전한다”고 밝혔다. 임계는 핵분열로 생기는 중성자와 흡수되는 중성자 수가 비슷해 핵분열 연쇄 반응이 멈추지 않고 유지되는 시점을 뜻한다. 또 “향후 ENEC, 국제사회와 협력 관계를 더욱더 튼튼하게 하고 나머지 2∼4호기의 가동을 준비한 뒤 운영까지 모든 역량을 다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겠다”고 강조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부통령 겸 두바이 지도자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아랍권의 첫 평화적 원자력 발전소를 성공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원전 1호기에 핵연료를 모두 장전해 종합적 시운전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목표는 원전 4기를 모두 가동해 UAE가 필요한 전력의 25%를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이다. 우리는 핵분열에 성공했고, 은하계를 탐사하길 원한다. 아랍이 과학의 길로 재진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다”고 자축했다. 2주 전 아랍권 최초로 화성 탐사선 ‘아말(아라비아어로 희망이란 뜻)’을 발사하는 데 성과를 이룬 국가적 역량을 자랑한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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