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열리는 6일(현지시간)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시위대가 ‘내 왕이 아니다’(Not My King)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3.5.6 AFP 연합뉴스
BBC·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반(反)군주제 캠페인 단체인 ‘리퍼블릭’ 소속 사람들이 이날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열린 시위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됐다.
이 단체는 대표인 그레이엄 스미스를 포함해 6명이 이날 오전 7시 30분쯤 광장 근처에서 손팻물을 내리던 중 이유도 말하지 않은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시 이날 시위대를 위한 음료와 손팻말 등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열리는 6일(현지시간)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시위대가 ‘내 왕이 아니다’(Not My King)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3.5.6 AFP 연합뉴스
또한 영국 내무부는 리퍼블릭 등 반군주제 단체들에 “공공질서법에 관해 회원들에게 알려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체포에도 불구하고 스웨덴,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의 반군주제 단체 대표를 포함해 각지에서 모인 약 2000명의 시위대가 트래펄가 광장의 찰스 1세 동상 근처에 모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찰스 1세는 왕권 강화를 위해 의회를 해산시켰다가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인물이다.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열리는 6일(현지시간)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시위대가 ‘내 왕이 아니다’(Not My King)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3.5.6 AFP 연합뉴스
앞서 영국에서는 지난 3일 도로·철도 등을 막는 시위대를 최대 12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공질서법이 발효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대관식 비판 시위 등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열리는 6일(현지시간)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군주제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모인 가운데 한 시민이 ‘시민은 신하다 아니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3.5.6 AFP 연합뉴스
당국은 이 같은 철통 보안을 ‘황금보주 작전’(Operation Golden Orb)으로 명명했다. 보주(寶珠·구체로 된 장식품)는 찰스 3세가 왕좌에 앉을 때 양손에 홀(笏·scepter)과 함께 드는 것을 일컫는다.
경찰 당국은 성명을 통해 “대관식을 앞두고 주말 전후로 2만 9000명 이상의 경찰이 배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하루 규모로는 수십년 만에 가장 많이 투입되는 경찰력이다.
한편 왕세자로 거의 평생을 대기했던 찰스 3세는 마침내 이날 대관식을 치르고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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