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방한이 남긴 것… 韓 ‘통화스와프 물꼬’, 美 ‘러시아 제재 韓동참’

재닛 옐런 방한이 남긴 것… 韓 ‘통화스와프 물꼬’, 美 ‘러시아 제재 韓동참’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22-07-20 18:38
수정 2022-07-2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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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통화스와프 재체결 노력
미국은 러시아 제재 동참 촉구
옐런 장관 ‘여성 리더십’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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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왼쪽 세 번째) 미국 재무부 장관이 19일 서울 성북구 한국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회의 공식 만찬 이후 기획재정부 직원들과 셀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2022. 07. 19. 기획재정부 제공
재닛 옐런(왼쪽 세 번째) 미국 재무부 장관이 19일 서울 성북구 한국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회의 공식 만찬 이후 기획재정부 직원들과 셀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2022. 07. 19. 기획재정부 제공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방한 다음날인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307.0원에 출발했던 원·달러 환율이 한때 1305원 선까지 하락했다가 전 거래일보다 0.5원 내린 1312.9원에 마감했다. 8년 만의 미국 재무장관 방한으로 경제 당국의 숙원으로 여겨지던 한미 통화스와프 재체결 논의가 진일보했다는 시장 평가가 반영된 흐름인지 주목된다. 역으로 옐런 장관은 러시아 제재 관련 성과를 얻어 갔다.

옐런 장관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잇따라 만났다. 이 과정에서 양국 당국의 주요 관심사가 미묘하게 다른 정황이 드러났다. 옐런 장관의 방한 소식이 전해졌을 무렵부터 국내에선 통화스와프 재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원화와 달러화를 환율에 따라 교환한 뒤 나중에 원금을 재교환하는 통화스와프를 불안정한 국내 외환시장을 안정화할 강력한 한 방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성과는 있었다.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 주체가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인 까닭에 전날 한미 재무장관 회담에서 ‘통화스와프’라는 용어가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양국은 외환시장 관련 협력에 합의하고 다양한 협력 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재체결을 진행할 물꼬를 트는 데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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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추경호
재닛 옐런-추경호 추경호(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한미 재무장관회의 후 열린 공식만찬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2. 07. 19. 기획재정부 제공
옐런 장관이 거둔 성과도 만만치 않다. 옐런 장관은 추 부총리에게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에 한국이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고, 추 부총리는 “도입 취지에 공감하며 동참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지난 1일 콘퍼런스콜,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이어 세 번째 양자 교류에서 추 부총리의 진전된 입장을 끌어낸 것이다. 이전까지 추 부총리는 동참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는 소비국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일정 가격 이상 입찰하지 않게 해 러시아의 수익을 줄이려는 대러시아 제재 수단이다. 실효성에 의심이 제기되기도 하는 제재 방안이지만 옐런 장관이 “세계 경제위기의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제재를 지속하는 배경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민주당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옐런 장관은 ‘여성 리더십’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전날 오찬을 여성 기업인과 했고, 한국은행 방문 일정 중엔 여성 직원 30명과 대담을 했다. 당국자들과의 만남 외 일정을 모두 한국 여성들과의 대면에 쓴 셈인데, 방한이 확정된 직후부터 미국 측에서 ‘여성’에 한정해 오찬·대담 참가자를 수소문해 일정을 성사시켰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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