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세 체계 개선안 내용 및 과제
구글코리아는 싱가포르 통해 편법 탈세한국보다 법인세율 10.5%P 낮은 점 이용
美·유럽 과세 논의 이후 8년 만에 대타협
디지털세 지속·아일랜드 반발 등 과제도
G20재무 회의 거쳐 OECD서 최종 결정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 합의 도출한 G7 재무장관
미국, 일본 등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이틀 동안의 회의 끝에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 15%’에 합의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파올로 젠틸로니 유럽연합(EU) 경제담당 집행위원, 패스컬 도너휴(아일랜드 재무장관) 유로그룹 의장,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다니엘 프랑코 이탈리아 재무장관, 브루노 르 마이어 프랑스 재무장관,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재무장관,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울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이러한 행태는 대부분 미국계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IT 공룡들에게 일반화된 조세 회피 수법이다. 그러나 지난 5일(현지시간) 합의된 주요 7개국(G7) 국제조세 개혁안이 발효되면 이러한 얌체경영에 일정 수준 제동이 걸리게 된다.
이번 합의는 미국과 유럽이 8년간의 힘겨루기 끝에 도달한 대타협의 산물이다. 대형 IT 기업에 대해 과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논의는 2013년에 처음 시작됐다. 유럽 회원국들은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한 규제 신설에 적극적이었지만, 미국이 자국 기업 보호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이에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디지털 서비스세’라는 명목의 세금을 만들어 과세하기 시작했다.
올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막무가내로 타협을 거부했던 전임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최저 법인세율 15%’의 타협안을 제시했고, G7 차원의 대화가 다시 본격화됐다.
제도 개선의 핵심 타깃인 미국 IT 대기업들은 표면적으로는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페이스북의 닉 클레그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국제 조세 개혁이 성공하기를 바라며 이것이 우리가 다른 지역에서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대변인은 “각국이 협력해 균형 잡히고 지속적인 합의를 곧 완료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구글이 이용한 싱가포르나 아일랜드처럼 낮은 법인세율을 통해 막대한 세금 수입을 거둬 온 국가들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인구 500만명의 소국인 아일랜드는 서유럽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율로 구글과 애플 등의 유럽본부를 유치했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OECD 회원국 평균(2020년 기준 21.5%)보다 9% 포인트나 낮다. 지난해 법인세로만 약 118억 유로(약 16조원)의 수익을 올렸다. 파스칼 도노호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최저 법인세율이 규정되면 법인세수의 20%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우리의 법인세율을 지키기 위해 미국 및 유럽연합 회원국들하고 계속 협의하겠다”고 자국 언론에 밝혔다.
서울 김태균 선임기자·워싱턴 이경주 특파원windsea@seoul.co.kr
2021-06-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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