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하는 美군용기 붙잡았지만… 바퀴에 매달린 2명 끝내 추락사
아프가니스탄 장악 하루 만인 16일 군중들이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몰려 절박한 탈출 시도에 나섰다. 자국 국민들을 탈출시키려고 급파한 미군 군용기가 이륙하는 활주로로 뛰어든 군중들이 주변을 달리고 기체에 매달리며 탈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AdityaRajKaul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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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카불에 사는 49세의 경비원 월리 살릭은 자신의 집 테라스에서 시신 2구를 발견했다. 그는 “타이어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크게 훼손된 시신 2구가 있었고 이를 본 아내는 기절했다”고 말했다.
이를 함께 본 이웃주민들이 이 시신들이 미군 수송기에서 떨어진 사람들일 수 있다고 살릭에게 말했고, 그는 소지품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이들은 의사인 사피울라 호탁과 피다 모하메드로 밝혀졌고 모두 20대였다.
살릭은 “사람을 찾아볼 수 없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다들 공포에 떨고 있다”면서 “나도 기회가 있다면 아프간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가겠다”고 NDTV에 말했다.
지난 16일 탈레반의 카불 입성 후 많은 아프간 주민들이 탈출을 위해 미군 수송기에 올라타려 했고, 이 과정에서 수송기 바퀴에 매달렸던 일부 시민이 공중에서 지상으로 추락했다.
이륙하는 美군용기 붙잡았지만… 바퀴에 매달린 2명 끝내 추락사
아프가니스탄 장악 하루 만인 16일 군중들이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몰려 절박한 탈출 시도에 나섰다. 항공기 바퀴 부근에 매달려 이륙했던 시민들이 추락하고 있다. 이날 3명이 매달린 채 이륙한 상태에서 2명이 추락해 숨진 것을 공항 근처 주민이 확인했다고 인디아TV 등이 보도했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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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일부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디자인의 티셔츠를 판매해 비난을 받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티포스포츠’(Tee4Sport)와 ‘티셔츠앳로우프라이스’(TShirtAtLowPrice.com) 등 온라인 의류 판매 사이트에서 ‘카불 스카이다이빙 클럽’(Kabul Skydiving Club Est.2021)이라고 디자인 된 티셔츠가 판매되고 있다. 티셔츠에는 미군 수송기에서 2명이 떨어지는 장면이 크게 그려져 있다.
판매자들은 ‘패러슈팅이나 스카이다이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의류’ 등 희생자들의 죽음을 비아냥대는 등 광고 문구를 게재해 많은 사람을 분노케 하고 있다. 국제문제 싱크탱크인 대서양위원회 선임연구원 홀리 데이그리스는 “아프간인의 고통과 불행을 상업화했다”면서 “인간이 이처럼 잔인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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