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 프로당구와 포스트 코로나/김영진 프로당구협회(PBA) 사무총장

[In&Out] 프로당구와 포스트 코로나/김영진 프로당구협회(PBA) 사무총장

입력 2021-02-07 20:16
업데이트 2021-02-0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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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프로당구협회(PBA) 사무총장
김영진 프로당구협회(PBA) 사무총장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스포츠가 그 고통을 가장 심하게 경험하고 있다. 스포츠 특성상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가 경기장에 집결해야 하고 일정 규모의 관중도 모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프로 스포츠는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될 때마다 입장객 수를 제한해야 했다. 급기야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프로야구는 경기당 평균 입장권 수입이 1억원 내외다. 팀당 144경기의 연간 입장권 수입 100억원 이상이 사라지는 셈이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프로야구 구단의 1년 예산 중 100억원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선수 연봉을 포함한 운영비를 삭감하거나 아니면 모기업으로부터 받는 지원금을 그만큼 늘려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 불경기에 마케팅 수입을 늘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대표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가 이 정도 상황이면 다른 종목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국내 6번째 프로스포츠인 프로당구 협회(PBA) 투어는 2019년 6월 원년 개막전으로 역사적인 출범을 전 세계에 알렸다. 첫 시즌을 채 마치기도 전인 지난해 초 코로나19로 ‘왕중왕전’인 최종 파이널 대회는 취소됐다. 두 번째 시즌 후반기인 2021년이 됐어도 팬데믹은 종말을 예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프로 스포츠의 젖줄인 아마추어 종목은 고사 직전이다. 도쿄올림픽까지 연기됐으니 다른 예를 들 필요도 없다. 최악의 상황에서 PBA 투어가 보여 준 성장은 스스로 생각해도 놀랍다. 무관중 경기로 2020~2021 시즌 대부분의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해 냈다. TV 시청자 수가 증가하면서 PBA 투어를 후원하겠다는 기업도 계속 늘고 있다.

국경 봉쇄에 가까운 출입 통제에도 13개국 20여명의 외국인 선수가 PBA 투어에 참가하고자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왜 그럴까. PBA는 2019년 출범 때부터 ‘혁신’을 표방했다. 남자부 대회 우승 상금을 기존 아마추어 대회의 몇 백만 원 수준에서 무려 1억원으로 파격 상향했다. 경기 방식도 40점제에서 15점 세트제로 전환해 박진감을 보탰다.뱅크샷 2점제 도입으로 극적인 역전승이 가능해졌다. 선수들의 나비넥타이를 금지하는 대신 단순 스포츠웨어를 권장했다.

팬서비스를 위해 대회장에 처음으로 치어리더를 투입했다. 당구를 버젓한 스포츠 종목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다한 것이다. 관중 출입을 금지하는 정부의 정책도 PBA는 역으로 잘 활용했다. 관람석 대신 LED 전광판을 설치해 집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해외에서 온라인으로 영상 응원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직관’보다 TV팬이 압도적으로 많은 당구의 특성을 잘 활용한 것이다. PBA는 팬데믹 종식 이후를 계획한다. 개인전인 PBA 투어 외에 올 시즌 처음 도입한 팀리그는 1년 만에 전 세계 당구계에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어 내며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코로나19가 사라지는 날 경기장은 서포터스와 관중의 박수와 함성으로 넘쳐 날 것이다. PBA는 이미 코로나19를 넘어 그 이후를 상상하고 있다.

2021-02-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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