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욱 건축가·작가](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12/08/SSI_20211208213450_O2.jpg)
![최나욱 건축가·작가](https://img.seoul.co.kr//img/upload/2021/12/08/SSI_20211208213450.jpg)
최나욱 건축가·작가
![토니 프레턴이 한 컬렉터를 위해 런던 첼시에 설계한 집. 인테리어는 그의 오랜 친구 마크 핌롯이 맡았다. ©Helene Binet & Peter Durant](https://img.seoul.co.kr/img/upload/2022/07/14/SSI_20220714161318_O2.jpg)
©Helene Binet & Peter Durant
![토니 프레턴이 한 컬렉터를 위해 런던 첼시에 설계한 집. 인테리어는 그의 오랜 친구 마크 핌롯이 맡았다. ©Helene Binet & Peter Durant](https://img.seoul.co.kr//img/upload/2022/07/14/SSI_20220714161318.jpg)
토니 프레턴이 한 컬렉터를 위해 런던 첼시에 설계한 집. 인테리어는 그의 오랜 친구 마크 핌롯이 맡았다.
©Helene Binet & Peter Durant
©Helene Binet & Peter Durant
그와 절친한 카니예 웨스트가 학교를 세우며 “다른 이들에게 무언가를 전해 주는 것도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웅변했듯 인간성조차 일의 일종으로 여길 때나 가능한 것일까? 치열하고 경쟁적인 일을 하며 주변까지 챙기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능력이다.
으레 예술가는 성격이 괴팍하다는 통념이 있다. 인간적 결함이 있더라도 분야 특성상 그럴 수 있다는 양해가 당연시된다. 심지어는 사람들을 일부러 못살게 구는 예술가들도 있다. 인성과 일의 능력치가 반비례하는 몇몇 거장을 흉내내는 일차원적 퍼포먼스다. 그렇지만 일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성취를 거두는 동시에 인간적인 부분까지 챙기는 이들의 이야기를 하나둘 살필수록 이 통념이 얼마나 허황됐는지 반성하게 된다.
이제 시작하는 창작자로서 일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조급함과 부족함이 넘쳐난다. 공적 업무와 사적 관계가 뒤섞인 일은 여간 골치가 아니다. “사람은 별로지만 일이니까”, “사람 좋아서 일을 맡겼더니” 등등 인간적 실망과 업무적 재단이 다반사다. 때로는 일련의 통념을 이유 삼아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인간적 잘못을 변명하고 합리화하기도 한다. 둘 다 잘할 수 있다는 처음의 다짐 대신 말이다.
![2018년 버질 아블로가 루이비통에서의 첫 쇼를 마치자마자 카니예 웨스트를 찾아 포옹하는 장면. 패션 전공자도 아닌 흑인 둘이 ‘무슨 패션을 하냐’는 비판을 받은 지 어느덧 10여년이 지났을 때다. ©Swan Gallet](https://img.seoul.co.kr/img/upload/2022/07/14/SSI_20220714161214_O2.jpg)
©Swan Gallet
![2018년 버질 아블로가 루이비통에서의 첫 쇼를 마치자마자 카니예 웨스트를 찾아 포옹하는 장면. 패션 전공자도 아닌 흑인 둘이 ‘무슨 패션을 하냐’는 비판을 받은 지 어느덧 10여년이 지났을 때다. ©Swan Gallet](https://img.seoul.co.kr//img/upload/2022/07/14/SSI_20220714161214.jpg)
2018년 버질 아블로가 루이비통에서의 첫 쇼를 마치자마자 카니예 웨스트를 찾아 포옹하는 장면. 패션 전공자도 아닌 흑인 둘이 ‘무슨 패션을 하냐’는 비판을 받은 지 어느덧 10여년이 지났을 때다.
©Swan Gallet
©Swan Gallet
당장 하는 일이 급선무처럼 느껴지지만 다음의 성취가 있다는 것, 그러한 과정에서 함께 가는 사람들을 찾고 챙기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성취라는 것. 눈앞의 일에 허둥대느라 주변 사람들을 살피지 못하고, 나아가 훗날을 고려하지 못하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잃게 한다는 것. 빠른 성공담과 유아독존 일화들이 넘쳐나는 세상을 살아가며 이 이야기를 지면에 소개하고 싶었다. 프레턴이 ‘경쟁적인 분야에서 우선 가치를 고쳐 말하고’, 아블로가 ‘약자의 중요성을 더욱 존중하려는 태도’를 통해 성취해 온 가치를 점점 더 믿게 된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모두 잘 해내겠다는 초심은 잊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잘할 수 있다는 선례가 힘을 복돋운다. 이 다짐을 기억하게 해 주는 내 사람들도.
2022-07-14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