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가네코 미스즈
내가 두 팔을 펼쳐도
하늘은 조금도 날 수 없지만
날 수 있는 작은 새는 나처럼
땅 위를 빨리 달리지 못해
내가 몸을 흔들어도
고운 소리는 낼 수 없지만
저 울리는 방울은 나처럼
많은 노래를 알지 못해
방울과 작은 새 그리고 나
모두 다르지만, 모두 좋다
‘새’는 하늘을 날 수 있고, ‘나’는 땅 위를 달릴 수 있고, ‘방울’은 고운 소리를 냅니다. 시인은 그 모습이 서로 달라서 좋다고 말합니다. 그의 시선은 오직 인간에게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수직으로 뻗은 세상의 기준을 회전시켜 평등하게 둡니다. 이 시의 놀라움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서열의 높낮이를 재지 않으므로 방울도, 작은 새도, 사람도 같은 높이에 나란히 자리합니다. 쉽게 지나칠 법한 일상의 순간도 시인의 동심을 거쳐 맑고 깊은 시가 되었습니다. 같은 높이에서 생명을 다정히 살피는 마음이 없다면 ‘차이’도 보이지 않겠지요. 사랑은 ‘다름’을 알아보는 일, ‘차이’를 받아들이고 기꺼이 좋아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신미나 시인
2022-07-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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