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비디아’가 끌어올린 ‘20만닉스’

‘천비디아’가 끌어올린 ‘20만닉스’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24-05-23 23:54
수정 2024-05-23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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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1분기 깜짝 실적 ‘독주’

새달 10일부터 주식 10대1 분할
시간 외 주가 사상 처음 1000달러
SK도 20만원 돌파… 52주 신고가
AI 칩 ‘블랙웰’ 속도 한계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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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 ‘천비디아’란 수식어를 얻게 됐다. 엔비디아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처음 20만원 고지를 밟았다. ‘K반도체의 봄’이 성큼 다가온 게 아니냐는 긍정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22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이 260억 4400만 달러(약 35조 6000억원), 주당 순이익 6.1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시장예상치는 각각 246억 5000만 달러, 5.59달러로 실제 실적은 이를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이 71억 9000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262%나 급증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을 280억 달러로 예상하며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비디아의 핵심 AI 칩인)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포함된 호퍼 그래픽 프로세서 출하가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AI칩을 포함하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사업부문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7% 급증한 226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87%를 차지했다.

엔비디아는 다음달 10일부터 주식을 10대1로 분할하고 분할 전 분기별 현금 배당금을 주당 0.04달러에서 0.10달러로 150% 높였다. 이번 주식 분할은 앞선 다섯 차례의 주식 분할 중 제일 규모가 큰데 가장 최근인 2021년 7월엔 4대1이었다.

호실적과 함께 주식 분할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948.50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던 엔비디아는 시간 외 거래에서 사상 처음 1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20만 4000원까지 상승하다 20만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20만닉스’에 등극했다. SK하이닉스는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 메모리업체 중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HBM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다가 상승 마감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의 품질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엔비디아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을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에 앉히는 등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인 ‘블랙웰’이 호실적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블랙웰 AI 칩이 이번 분기에 출하될 것”이라며 “다음 분기에는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자신했으나 영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 레지스터는 22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고성능 GPU인 GB200 칩이 FP64 매트릭스 연산을 처리할 때 기존 호퍼 대비 약 32% 느리다고 평가했다.
2024-05-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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