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역대 최대’ 깜짝 실적에도
리스크 해소 안 되면 손실 불가피
주가 지난달 24일부터 15% 빠져
3월 기준 CFD 거래 잔액 5576억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전날 올 1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88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2.4% 증가했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2405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07.3% 증가한 2924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초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 수익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데다 운용 손익이 급증한 영향이다.
그럼에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이날 키움증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22% 빠진 9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4일 증시 호황 효과로 52주 신고가(11만 500원)를 기록한 이후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빠진 주가만 15%에 육박한다.
특히 CFD 미수금 확산에 대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13개 증권사 중 이번 사태에 따른 미수채권이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이들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 잔액은 2조 7697억원이며 이 가운데 키움증권이 5576억원으로 교보증권(6131억원) 다음으로 많다. CFD는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만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으로 CFD 투자자들이 손실 정산을 못 할 경우 최종 미수채권에 따른 손실은 중개한 국내 증권사가 떠안는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CFD 사태에 따른 영향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미수채권이 발생하고 충당금 전입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3만 7000원에서 12만 5000원으로 내렸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미수채권 증가 시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고, CFD 신규 가입 중단 및 향후 금융위원회의 CFD 제도 개선 등으로 관련 손익이 위축될 공산이 크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3만 5000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2023-05-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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