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안 먹힌 공매도 규제… ‘한시 전면금지’ 카드 꺼내나

약발 안 먹힌 공매도 규제… ‘한시 전면금지’ 카드 꺼내나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20-03-12 23:38
수정 2020-03-1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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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에 코스피 1900선 무너져

규제 강화에도 외국인 5918억원 공매도
금융위 “필요 땐 추가 비상조치 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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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뜬 코스피 종가가 전일보다 73.94포인트 떨어진 1834.33을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는 8년 5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뜬 코스피 종가가 전일보다 73.94포인트 떨어진 1834.33을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는 8년 5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12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증시가 또 한번 휘청거리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당국의 공매도 규제 강화 조치의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전면 금지하는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8년 5개월 만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된 끝에 종가(1834.33) 기준으로 1900선을 내줬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61조원이 사라졌고,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4.55% 뛰어오른 43.07을 기록했다. 2011년 10월 5일(45.64) 이후 8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11일부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을 완화해 지정 대상을 확대하고 거래금지 기간도 2주(10거래일)로 대폭 늘렸지만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KRX) 공매도종합포털에 따르면 이날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95개로 늘어났지만, 코스피 시장의 공매도 거래액은 8722억원에 달했다. ‘검은 월요일’이 연출된 지난 9일(8933억원)보다 줄었지만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했던 1월 2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일평균 공매도 거래액 5188억원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의 공매도가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9일 4372억원을 공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5918억원을 공매도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를 검토하다가 글로벌 시장의 안정세 등을 이유로 보류했던 만큼 향후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가능성도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시장 상황을 보며 필요하면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주저하지 않고 추가적인 시장안정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금융시장이 쉽게 안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주가 하락세를 멈출 순 없다”며 “주가가 하락하면 개인은 피해만 보는 ‘기울어진 운동장’은 공매도 기회균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20-03-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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