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코스피 바닥은?…2,300선 “위태” vs “버틸 것”

추락하는 코스피 바닥은?…2,300선 “위태” vs “버틸 것”

입력 2017-08-11 09:15
수정 2017-08-1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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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만에 2,340선 붕괴하자 차기 지지선 논란

코스피가 외국인 매도 공세에 연일 후퇴하자 이번 하락세를 저지할 지지선이 어디일지에 증권가의 의견이 분분하다.

11일 오전 코스피는 최근 나흘째 하락하며 개장 초 2,330을 내주고선 한때 2,321.04까지 내려갔다.

이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25일의 2,453.17과 비교하면 132.13포인트(5.4%)나 떨어진 수준이다.

코스피가 장중 2,33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 25일 이후 두 달 반가량만이다.

그나마 이날 오전 정부가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여 낙폭이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1.2% 내린 2,330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의 조정은 미국과 북한 간 위기감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북한이 괌 포위사격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밝히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더욱 고조돼 외국인들의 투자실현 욕구를 부채질했고 주가와 원화가치가 큰 폭으로 내렸다. 이 여파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데다 7∼8개월 랠리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상황에서 정부의 세법 개정안과 부동산 대책, 기업 실적 둔화 우려 등의 악재가 복합적으로 맞물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경고가 충분히 강하지 못했다고 발언하면서 투자심리는 더 냉랭해졌다.

문제는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중 외국인은 지난 9∼10일 이틀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 위주로 5천4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날까지 최근 사흘간 지수선물시장의 외국인 매도 규모도 8천900계약에 육박했다.

◇ 불안한 코스피 하락세…“2,300도 위태”

증권가에선 최근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외국인이 매도세를 지속하자 코스피 저점이 더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

대다수 증권사는 이달 코스피 밴드(등락 폭)의 하단을 2,340∼2,360 정도로 제시한 상태다.

그러나 북핵 리스크가 글로벌 자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악재로 부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가 퍼지자 코스피의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대북 관련 지정학적 위험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장세”라며 “대북 요인이 유럽과 글로벌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이나 엔화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말부터 외국인이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섰다”며 “여기에 북한 위험과 환율 상승에 따른 수급 악화 등 악재가 겹쳤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향후 대북 위험을 둘러싼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코스피가 2,300선 아래로 저점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전쟁 변수를 배제하면 코스피는 2,300대 초반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 2,300선이 깨져 손절매 성격의 투매가 나오고 낙폭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도 “코스피의 이달 지지선으로 2,300을 제시했으나 8∼9월을 지나면서 2,300 밑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다음 지지선은 2,200선으로, 이를 밑돌지 않으면 시장은 한두 달 정도 쉬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코스피 다시 오를 것”…상승 기대감도 ‘여전’

그러나 북핵 리스크 등 각종 악재에도 코스피의 상승 추세는 여전할 것이라며 코스피 2,300선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창목 본부장은 “코스피가 7∼8개월 랠리를 펼친 만큼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애초 코스피 밴드 하단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2,350을 제시했는데, 깨지더라도 2,300에서는 버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코스피는 당장 전쟁이 일어나거나 글로벌 경기가 충격을 받아 기초여건을 훼손할 만한 상황이 아니면 조정받더라도 2,300선은 지킬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또 대다수 전문가는 지정학적 위험 요인은 시장에서 오래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며 코스피는 단기 조정을 거쳐 회복할 것으로 점쳤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정학적 위험에 8∼9월 코스피가 2,300선이 무너지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는 지정학적 위험과 환율이 안정되면 실적과 배당 등 호재에 반응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가 이번 악재를 극복하면 3분기 어닝시즌(기업 실적 발표 기간)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9월 말부터 반등할 것이라며 지수 2,300 근접 시 ‘비중확대’를, 2,300 밑으로 내려가면 ‘적극 매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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