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00시대 본격개막 초읽기

코스피 2,300시대 본격개막 초읽기

입력 2017-05-11 16:33
수정 2017-05-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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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호조·실적개선·새정부 정책효과 ‘3박자’전망치 2,400∼2,600까지 상향도…일각에서 과열 우려도

코스피가 이틀 만에 또다시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이며 2,300선에 바짝 다가섰다.

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6.25포인트(1.16%) 오른 2,296.37로 마쳐 이틀 만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전날 장중에도 2,323.22까지 올라 장중 기준 최고치 기록을 쓰며 2,300시대 본격개막을 예고했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이 쌍끌이 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단기급등에 따른 일시 조정을 거치겠지만 올해 2,400선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코스피가 단기간에 2,400 안팎까지 오르면 과열 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 경기·실적 호전에 수급도 탄탄…정부출범 효과 겹쳐

코스피의 강세는 경기 개선과 기업 실적 호전 등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 등 강한 상승 동력에 시장 지향적인 새 정부출범 기대감까지 겹친 덕분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와 실적이 좋아지고 있어 펀더멘털(기초여건)상 주식 상승세가 유지된다고 본다”며 “곧 새 정부 진영이 본격 구성되고 정책이 구체화하면 관련 수혜주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증시 환경이 경제와 기업 이익, 외국인 매수 등 긍정적인 요인이 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10년 만에 시장과 경제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진보 성향의 신정부 출범이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번 허니문 랠리는 단기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기에 코스피의 연평균 변화율은 23%로 다른 정부 때보다 높았다.

국내 증시가 지정학적 위험과 취약한 지배구조, 저배당 등으로 평가를 못 받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할인)’에서 벗어나 7년간 갇혀 있던 1,800∼2,200 박스권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이 여전히 싸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며 “새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므로 코스피는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를 벗어나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코스피 전망치 2,400∼2,600까지 올려”…과열 우려도

금융투자업계에선 코스피가 올해 2,400선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에 불과해 보수적으로 봐도 15%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며 코스피 전망치를 2,580으로 올려 잡았다.

KB증권은 문재인 정부출범에 따른 기대감을 반영해 코스피 전망치를 2,350∼2,450으로 기존보다 10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과거 대선 이후 주가 흐름을 보면 임기 1∼2년 차에 코스피 상승률이 높았다. 주변국과 대화채널 재개와 내수부양, 원화 강세, 주주환원 등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했다.

선진국 증시와 비교하면 상승 여력이 더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선진국 증시가 지난 3년간 평균 25% 올랐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그동안 정체 양상을 보이다가 올해 13% 정도 상승에 그쳤다. 따라서 선진국 증시와 격차를 줄이는 차원에서 현재 수준에서 10% 오른다고 가정하면 코스피는 2,600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국내 경기가 호전되고 기업 이익이 증가하고 있어 2,400선도 넘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개선이 초기 국면에 있는 데다 지수는 오랜 기간 유지해온 박스권을 이제 뚫고 올라가고 있다”며 “코스피는 박스권 고점 대비 10% 오른 데 그쳐 부담스럽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노무라증권은 ‘대선 이후 거시정책과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주주 권리 강화로 코스피 배당 성향이 현재 20%에서 50%까지 높아지면 코스피가 3,000까지 상승할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 속도 가파르다…과열 우려도

그러나 업계 내부에선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으로 과열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 실장은 “주가가 환율, 금리 등 다른 변수보다 빠르게 앞서나가는 측면이 있다”며 “코스피 2,300 이상에선 과열을 의심하고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도 “코스피는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하면 선진국보다 낮더라도 2,350 수준이 적정하며 2,400∼2,500 수준은 거품 영역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친 시가총액 규모가 1천500조원 수준이고 경제 규모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1천600조원 중반대로 코스피 2,350 수준이 적정하다는 것이다. 코스피 2,350선은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11.3배로 선진국 평균(15∼17배)보다 낮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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