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지나 코스피 순매수 전환…최근 14거래일간 1조 6000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선진국으로 몰려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 달이 지난 현재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매수액-매도액)로 돌아섰다. 커졌던 ‘외국인 엑소더스’ 우려가 점차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지난 14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보인 날은 3일뿐이다. 2일 9억원, 5일 45억원으로 규모도 크지 않았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신흥국 시장의 자금 이탈이 눈에 띄게 축소되고 있다”면서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 자금 이탈 규모는 지난달 2주차에 46억 3000만 달러(약 5조 4000억원)로 늘었지만 이후 1억 1000만 달러(약 1300억원)까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국내 증시에서 급속하게 빠져나갔던 외국인 자금이 다시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우리나라 기업 이익은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달러 강세 국면이 진정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수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결국 기초체력(펀더멘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분간 외국인 이탈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달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국내 증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불안한 대내외 환경으로 인해 외국인 자금 이탈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아직 트럼프의 공약 실현 방안이 뚜렷하게 나온 게 없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보호무역 강화 공약이 정책으로 이어지면 추가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6-12-0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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