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이탈’…주식형펀드 설정액 40조대로 감소

‘끝없는 이탈’…주식형펀드 설정액 40조대로 감소

입력 2015-06-23 08:54
수정 2015-06-2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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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자금 6년간 환매 행진…”펀드 열풍 재연 시점” 기대도

은행 적금과 예금의 대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국내 순수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지난 6년 동안 이어진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5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23일 금융투자협회와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공모(불특정다수로부터 투자자를 모으는 방식)로 판매한 순수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18일 기준 47조7천156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별로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40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2007년 10월 말의 44조1천353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는 또 2009년 3월 말의 사상 최고치(76조7천529억원)에 비해 37.8%나 줄어든 것이다.

사모형(기관 등 소수의 투자자의 자금)을 합친 국내 순수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57조9천112억원으로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72조3천733억원)을 밑돌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매달 정기적으로 투자하는 적립식이 유행하면서 2005년부터 2008년 사이 시중은행 등을 통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러나 증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으로 추락해 박스권에서 맴돌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이후 6년여 기간에 국내 순수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9조원이나 감소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올해 들어서도 작년 말 54조8천508억원과 비교해 6조원 이탈했다.

올해 모처럼 증시가 박스권을 탈피해 코스피가 2,100을 넘나들고 코스닥이 최고치 행진을 기록하자 그동안 이익을 실현하지 못한 펀드 투자자들이 앞다퉈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운용업계는 큰 인기를 끌던 대형 펀드가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아 손실을 낸 데다 펀드 투자자들 사이에서 펀드를 주식 종목처럼 간주하거나 은행의 예·적금 상품으로 인식하는 것이 혼재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보수적인 주식 투자자들은 주식형 펀드에 가입해 지수 흐름에 따라 펀드를 사고파는 단기 투자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전통적인 은행 고객 중 일부는 펀드를 원금 손실 위험이 없는 예·적금처럼 생각해 가입하고선 손실을 보자 아예 펀드를 외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장은 “펀드 투자 자금은 지수 흐름과 연동하곤 했다”며 “일부 간접 투자자들이 펀드를 주식 종목처럼 생각해 지수가 내려가면 투자했다가 지수가 오르면 환매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시중 자금이 은행에서 이탈해 펀드로 본격적으로 이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내리자 은행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연 0%대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펀드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기간이 워낙 길어 국내 가계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펀드 투자 심리가 눈에 띄게 살아나지는 않고 있으나, 지난달 말부터 신규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기준금리가 1.5%로 낮아진 만큼 가장 싼 기회비용을 들여 좋은 기업과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펀드 투자는 적어도 3년이 넘어야 투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며 “장기 투자를 해야 투자 시점에 대한 위험을 줄이면서, 단기 차익에 연연하지 않고 우수한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별 공모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삼성자산운용이 7조391억원으로 가장 많고 미래에셋자산운용(6조8천875억원)과 한국투신운용(6조6천128억원)이 뒤를 이었다. 또 ▲ 신영자산운용 5조4천561억원 ▲ KB자산운용 4조4천14억원 ▲ 한국밸류자산운용 2조9천836억원 등 운용사들이 ‘가치 투자’로 인기를 끌며 개인 투자자 자금을 꾸준히 빨아들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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