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MMF에도 추월 ‘굴욕’
지난해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주식형을 제외한 채권형, 혼합형, 파생형, 부동산형 등 모든 유형의 펀드에 자금이 크게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7년만에 처음으로 머니마켓펀드(MMF)에도 추월당하는 등 위상이 추락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모든 유형 펀드의 설정액은 총 385조1천6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보다 13.93%, 47조1천41억원 늘어난 것이다.
이로써 국내 모든 펀드의 설정액은 2012년 이후 3년째 증가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펀드 시장의 ‘간판’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쪼그라든 반면 MMF, 채권형 등 나머지 유형은 모두 증가해 유형별로 극심한 대조를 이뤘다.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79조3천19억원으로 전년보다 7.23% 줄어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단기 부동자금이 모이는 MMF의 설정액은 82조3천678억원으로 24.05% 급증해 3년 연속 늘었다.
특히 주식형 펀드가 대중화된 지난 2007년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주식형 펀드 설정액을 연말 기준으로 제쳤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가 4.8% 내리는 등 부진하자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달리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부동자금 상태로 머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해 코스피의 연간 변동률(연중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를 전년도 종가로 나눈 값)도 사상 최저치인 10.5%로 떨어지면서 저가 매수세 유입마저 시들했던 것으로 보인다.
채권형 펀드도 설정액을 70조8천631억원으로 26.38% 늘리면서 펀드 시장의 주도권을 주식형 펀드에서 빼앗아오려는 태세다.
혼합형 펀드 중에서도 채권혼합형 펀드 설정액이 27조2천903억원으로 20.14% 성장한 데 비해 주식혼합형 펀드 설정액은 10조3천810억원으로 4.95% 느는 데 그쳤다.
재간접형 펀드 설정액은 16조3천400억원으로 56.71% 부풀었고 특별자산형 펀드와 파생형 펀드 설정액도 31조5천594억원, 34조1천894억원으로 16.15%, 5.36% 각각 증가했다.
부동산형 펀드 설정액은 29조6천98억원으로 21.88% 급증해 10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