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대주주’ 놓고 여야 한목소리 질타
김태년 “2017년 결정, 상황이 변했다”고용진 “국민이 뭐라든 가겠다는 거냐”
추경호 “법은 국회가 정하는 것” 가세
洪 “시장 영향 고려해 추진”일단 고수
재난지원금·추경 땐 번번이 與에 굴복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내년부터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생활물류 서비스산업발전법 연내 제정을 위한 사업자·종사자·국회·정부 협약식에 참석해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재부 국감(2일차)에서도 홍 부총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고용진 의원은 “국민이 뭐라고 하든 말든 이미 계획한 것이니 가야겠다는 건 옳은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원래부터 대주주 요건 강화에 반대하던 야당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과 야당이 오랜만에 같은 생각을 가졌다”며 “법은 국회가 정하는 것이니 기재부 의견은 참고하고 여야가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판단해 봐도 3억원 요건은 당초대로 가는 게 맞다”며 반박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홍 부총리 의견에 동의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책을 담당하는 당 관계자는 “3억원으로 낮추더라도 세대 합산이 아니라 (홍 부총리가 7일 밝힌 것처럼) 개인별 과세를 하면 7억~8억원 수준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고, 정책의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도 고려할 측면이 있다”면서 “당정 협의를 통해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대주주 기준 강화 유예 가능성을 내비친 건 ‘동학개미’의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3억원으로 낮아질 경우 대주주에 포함되는 개인투자자는 현행 1만명에서 9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지난달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엔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이제는 폐기되어야 할 악법입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대주주 기준이 그대로 강행된다면 다음달부터 개인투자자의 대주주 회피 물량 등 매도 행렬이 이어져 ‘패닉장’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동학개미의 힘은 이미 정책에 반영됐다. 공매도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은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연장했고, 공모주 시장에서 기관투자자에게만 많은 물량이 배정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선안을 검토 중이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20-10-09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