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세종청사 구내식당 8년째 동결 왜

[경제 블로그] 세종청사 구내식당 8년째 동결 왜

장은석 기자
입력 2018-03-05 21:58
수정 2018-03-0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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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식권값, 전국 관공서 표본

도미노 인상·공무원 반발 부담
식당 운영 中企는 경영난 심각


정부가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경영난 해소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가운데 정작 정부청사 내 구내식당들이 겪는 어려움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중소업체들은 대기업 급식업체와 경쟁하려면 ‘실적’을 쌓아야 하는 탓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적자를 감수하는 실정입니다.

5일 정부세종청사관리소에 따르면 청사 내 구내식당 11곳의 식권 값은 점심 기준 3500원입니다. 2012년 청사 출범 이후 8년째 동결이죠. 그동안 소비자 물가는 2013년 1.3%, 2014년 1.3%, 2015년 0.7%, 2016년 1.0%, 지난해 1.9% 등으로 올랐습니다. 급식 재료인 신선 식품의 물가는 2016년 6.5%, 지난해 6.2% 등 더 큰 폭으로 뛰었죠.

세종청사 구내식당은 중소업체 3곳이 나눠 운영합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매년 손해를 보는데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에 식자재비도 많이 올라 운영이 어렵다”면서 “청사관리소에 식권 값 인상을 요구했지만 하반기는 돼야 가능하다는 답을 내놓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반면 국회는 지난달 1일부터 구내식당 식권 값을 기존 3300원에서 3600원으로 9.1% 올려줬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경영난을 덜어 준다는 취지였습니다.

청사관리소가 식권 값 인상에 소극적인 표면적인 이유는 ‘도미노 인상 우려’ 때문입니다. 청사관리소 관계자는 “청사 식권 값은 전국 관공서는 물론 민간업체 구내식당 가격의 ‘표본’이어서 인상 여부를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면에는 수요자인 공무원들의 반발도 깔려 있습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식단의 질을 높여 달라는 요구가 많은데 8년째 같은 가격으로 어떻게 질 좋은 식단을 차릴 수 있겠나”고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최근 각 정부 부처는 장관들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만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애로 사항을 경청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청사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중소업체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찾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합니다. 등잔 밑이 어두운 셈이죠. 청사 구내식당 식권 값을 올리면 공무원들은 더 나은 음식을 먹고 운영업체들은 운영 손실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8-03-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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