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자리 창출 치중하면 재정 건전성 나빠지지 않나” 한국 온 S&P 날카로운 질문
김 위원장 “소득 주도 성장”
2003년에도 ‘무디스’ 만나
“5년간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몇 개를 만들 계획입니까?”
“민간을 대신해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에 치중하면 재정 건전성이 나빠지지 않겠습니까?”
김진표(왼쪽)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사무실에서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연례협의단의 카이 스투켄브록 선임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새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인데, 성장과 고용, 복지를 일체적으로 추진해 ‘골든 트라이앵글’(황금 삼각형)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S&P 협의단에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6개월간 국정 지도층 공백으로 산업·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우리 경제 비효율을 제거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구조조정을 속도감 있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며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당부했다.
이날 만남은 김 위원장에게 ‘데자뷔’(기시감)를 안기기에 충분했다. 14년 전인 2003년 1월 21일에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노무현 정부 인수위의 부위원장이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시간 30분에 걸쳐 김 부위원장을 붙잡고 노무현 정부의 노사관계 정책, 대북 정책과 7% 성장 공약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하듯이 캐물었다. 특히 임기 말까지 경제성장률을 연 7%까지 끌어올린다는 공약에 대해 무디스 측은 “인플레이션과 국제수지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대놓고 인상을 찌푸렸다. 당시 김 부위원장은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가급적 자제하고 지속적인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7% 달성하겠다는 의미”라며 적극 해명한 바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7-05-26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