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졸 31만명 일자리 못찾아 논다

4년제 대졸 31만명 일자리 못찾아 논다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6-10-17 22:44
수정 2016-10-18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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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실업자 3명 중 1명꼴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
학력인플레↑·좋은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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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학 이상을 졸업한 ‘고학력 실업자’가 올 3분기 기준으로 31만명을 넘어섰다.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로, 전체 실업자 3명 중 1명꼴이다. ‘학력 인플레이션’은 갈수록 심화되는 반면 너도 나도 원하는 ‘좋은 일자리’는 빠르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취업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 이상 고학력자 실업은 만성적인 현상으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전체 실업자는 총 98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2%인 31만 5000명이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였다. 3분기 대졸 실업자가 30만명을 넘은 것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전체 실업자에서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대를 기록한 것도 처음이다.

외환위기에 따른 실업 충격 여파가 남아 있던 1999년 3분기 실업자는 133만 2000명이었지만 4년제 대학 졸업자는 12.1%인 16만 1000명에 그쳤다. 이후 고학력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실업자 가운데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덩달아 상승했다.

고학력 실업자 증가의 배경에는 학력 인플레이션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2014년 7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여기에 경기 부진에 따른 대기업의 신규고용 둔화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고학력 실업자들이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는 눈길을 돌리지 않아 ‘구인·구직 간 미스매치’도 심각하다. OECD는 최근 발표한 사회지표 보고서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절화된 노동시장 구조 때문에 한국 청년들이 비효율적인 과잉 교육을 받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은 “고학력 실업은 구직자의 눈높이를 낮추거나 대기업이 신규 채용을 늘리지 않는 한 단기적인 해결이 어렵다”면서 “‘아베노믹스’를 내세운 일본은 최근 청년 고용 지표가 눈에 띄게 좋아졌는데 대기업 채용 증가가 아닌 양질의 중소기업 일자리가 증가한 덕분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6-10-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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