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자사주 5295억 매입… 서정진 승부수 또 통할까

셀트리온 자사주 5295억 매입… 서정진 승부수 또 통할까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23-11-09 00:08
수정 2023-11-0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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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새 국면

올해만 자사주 1조 가까이 취득
공매도 타깃 벗어나자 합병 훈풍
양사 ‘역대급 실적’으로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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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뉴스1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뉴스1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구원투수’로 경영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승부수가 또다시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당초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변수였지만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가 호재로 작용한 데다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양사 통합 5295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달 23일 양사 합병계약을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직후 각각 이사회를 열어 셀트리온 242만 6161주(취득 금액 3651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244만주(취득 금액 1644억원)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이후 영업일 기준 11일 만이다. 양사는 이를 포함해 올해에만 셀트리온 442만 8402주(약 6694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434만 5000주(2827억원) 등 모두 1조원 가까운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거래일 대비 1.22% 상승한 15만 7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거래일 대비 1.30% 오른 7만 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을 조절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양사의 주가가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보다 높아지면서 셀트리온의 합병 과정은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회사는 합병계약을 승인하면서 합병 반대 주주에게 오는 13일까지 셀트리온 15만 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 7251원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더해 지난 6일부터 적용된 ‘공매도 금지 조치’의 효과도 셀트리온 주가 상승에 보탬이 됐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주가 하방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사의 실적도 뒷받침하고 있다. 7일 공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723억원, 영업이익 2676억원, 영업이익률 39.8%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476억원, 영업이익 505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를 두고 “빚을 내서라도 내 회사에 투자한다”며 합병 추진에 대한 의지를 비쳤던 서 회장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서 회장은 2021년 3월 은퇴를 선언했으나 올해 3월 사내이사에 오르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고 당시 “태풍이 불 때는 경험 많은 선장이 나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다음달 28일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 12일 합병 신주를 상장한다.
2023-11-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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