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깜짝 실적
비수기 3분기에 7000억·8000억일각 “슈퍼사이클 진입 가시화”
유럽·美 대형경쟁사 잇단 재해
에틸렌 마진 48%↑ ‘반사이익’
t당 1315원… 연중 최고가 행진
LG화학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의 전경.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전통적으로 3분기가 정유·화학업계의 비수기로 꼽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말 그대로 깜짝 성적이 나타날 것”이라며 “LG화학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를 중심으로 투자 문의가 쇄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의 호황은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와 무관하지 않다.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면서 기본원료인 에틸렌 수요와 가격이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에틸렌은 원유 속에서 뽑아내는 물질로, 각종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원료가 된다. 기저귀부터 생필품, 자동차까지 다양한 쓰임새 덕에 ‘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정도다. 연간 에틸렌 약 900만t을 생산하는 우리나라는 생산량 기준 세계 4위다. 미국(2015년 기준 2850만t), 중국 (2130만t), 사우디아라비아 (1620만t) 다음으로 많다. 기업별로는 롯데케미칼 323만t, LG화학 220만t, 여천NCC 195만t, 한화토탈 109만t, SK종합화학 86만t, 대한유화 80만t 순이다.
글로벌 호황 속에 운도 따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대형 경쟁사들이 연이은 악재로 공급 중단 사태를 맞았다.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가 연이어 미국 최대 정유화학 단지가 있는 텍사스주 멕시코만 등을 강타하면서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또 지난달 초 하루에 4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던 유럽 최대 정유공장 로열더치셸의 공장 가동이 화재로 중단됐다.
이 때문에 국제 에틸렌 가격은 이달 15일까지 평균 t당 1315원을 기록하며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급이 줄면서 마진(에틸렌 가격-원재료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이달 15일까지 평균 마진은 813달러로 한 달 반 사이 48%나 늘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이 나프타분해시설(NCC) 등 석유화학 시설을 늘리고 있지만 늘어날 수요 등을 고려하면 공급과잉 우려는 크지 않다”면서 “적어도 2020년까지는 화학산업의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7-09-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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