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올라도 ‘큰손’은 해외로…해외투자펀드 110조 돌파

코스피 올라도 ‘큰손’은 해외로…해외투자펀드 110조 돌파

입력 2017-07-16 10:24
수정 2017-07-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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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비중 65%…부동산·특별자산펀드 규모 눈덩이국내 주식형 펀드 규모는 오히려 줄어

코스피가 날마다 최고치를 경신하며 2,400고지에 올랐지만, 자산가들의 눈은 해외로 쏠리면서 해외투자펀드 순자산 규모가 11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국내 주식형 펀드는 규모가 오히려 줄어들어 50조원 붕괴 위험에 직면해 ‘큰손’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사모를 합친 해외투자펀드 순자산 규모는 지난 12일 기준 110조7천53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자산 규모는 지난 5일 110조1천366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10조원을 돌파한 뒤 규모를 점차 늘리고 있다.

연초(1월2일) 90조9천730억원이던 해외투자펀드 순자산은 3개월여만인 4월12일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하고 3개월 만에 또다시 10조원을 불렸다.

1년 전인 작년 7월 12일 해외투자펀드 순자산 규모는 78조8천961억원이었다. 1년 새 40.38%가 증가한 셈이다.

자산 유형별로 보면 특별자산펀드 규모는 1년 전 9조7천534억원에서 16조8천631억원으로 1년 새 7조1천97억원(72.89%)이나 늘어났다.

특별자산펀드는 증권과 부동산을 제외하고 원자재, 항공기, 선박, 예술품 등 특별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다.

순자산 규모가 17조1천886억원에 불과하던 부동산펀드도 9조6천14억원(55.86%)이 유입돼 26조7천900억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증권, 부동산, 특별자산 등에 자유롭게 투자하는 혼합펀드는 순자산이 6천375억원에서 1조6천853억원으로 164.36%나 증가했다.

그러나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증권펀드 순자산 증가율은 20%대에 머물렀다.

주식, 채권, 혼합주식, 혼합채권, 재간접펀드의 순자산은 작년 7월12일 39조8천378억원에서 올해 같은 날 51조7천580억원으로 29.9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전반적으로 증권사나 은행에서 판매하는 공모펀드보다 49인 이하의 소수가 모여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해외투자펀드를 공모펀드, 사모펀드로 나눠보면 사모펀드 순자산이 72조6천88억원으로 공모펀드(38조848억원)보다 많아 65.55%의 비중을 차지한다.

공모펀드는 작년 30조5천348억원에서 8조가량 늘어난 데 반해 사모펀드는 작년 48조3천613억원에서 24조원 넘게 증가했다.

해외투자펀드에 자금이 쏠리는 것은 기관투자가나 풍부한 여유 자금을 보유한 개인 자산가들이 주식보다 수익률이 높고 비교적 안정적인 다양한 해외자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내 주식형 펀드 규모는 1년 전보다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 규모는 1년 전 55조9천393억원에서 현재 52조9천876억원으로 감소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피가 활황을 맞았지만, 지속적인 상승으로 가격 부담이 있는 데다 지난 6년간 ‘박스피’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 전망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유 자금이 있는 자산가들은 안정적이면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해외 부동산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장은 “국내 증시가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다 보니 자산운용사들도 최근 투자 트렌드인 부동산이나 특별자산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국내 주식형 펀드는 과거 ‘박스피’에서 굳혀진 저점 매수와 고점 환매의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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