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기술수출 물질 개발 중단에 “우려가 현실로”

한미약품 기술수출 물질 개발 중단에 “우려가 현실로”

입력 2016-09-30 17:23
수정 2016-09-3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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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규모 커도 상업화 안 되면 계약금액 다 받진 못해”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표적 항암신약 ‘올무티닙’의 임상이 중단됐다는 소식에 제약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아무리 계약규모가 크더라도 임상이 조기에 중단되거나 상업화되지 않으면 계약금액을 다 받을 수 없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제약업계에서는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은 미래에 받을 수익까지 총 계약규모로 공개하기 때문에 단순한 숫자로 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종종 나오곤 했다.

실제 한미약품은 30일 정정공시를 통해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무티닙의 임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지금까지 수취한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일부를 공개했다.

한미약품 측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수취한 계약금 및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6천500만달러(한화 약 718억원)는 반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7월 기술수출 당시 한미약품이 밝힌 총 계약규모 8천500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당시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계약금 5천만달러(약 583억원)를 수령한 뒤 앞으로 임상 시험, 시판 허가 등에 성공하면 단계적으로 총액 6억8천만달러(약 7천925억원)를 추가로 받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일부지만 수입도 있었고 특별한 손해는 없을 것”이라며 “향후 임상 계획 등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계약규모와 관계없이 애초에 기술수출에 대한 ‘막무가내식’ 기대는 옳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상 개발과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되고, 성공 여부도 장담할 수 없으므로 수익이 쉽게 가시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에 착수해 상업화까지 성공할 확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 종근당이 2009년에 미국 자프겐에 기술수출한 비만 치료 후보물질 ‘벨로라닙’은 이전 후 7년째인 올해 들어서야 개발이 중단됐다.

자프겐은 지난해 벨로라닙의 임상을 중단한 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물질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며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단 자프겐이 벨로라닙의 연구 및 개발 권리를 종근당에 반환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종근당 관계자는 “자프겐이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후 종근당과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으나 아직 뚜렷하게 결정이 난 건 없다”며 “해당 물질에 대한 권리 반환 여부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시 종근당과 자프겐의 기술수출 계약규모는 양사의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 이후 현지 업체의 사정 등으로 개발이 중단되는 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단순히 계약규모 총액과 기술수출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막연한 기대를 하는 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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