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이 한국 롯데에 국한되지 않고 일본 롯데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매출(4조~5조원)은 한국 롯데(약 80조원)의 20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한·일 롯데의 사실상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를 비롯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 일본에 있는 만큼 롯데로서는 수사 확대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일본 홀딩스 이사회와 주주를 장악했지만 여전히 취약한 지배구조의 ‘원톱’ 신동빈 회장이나 지난해초까지 일본 롯데를 경영했던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모두에게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 신동빈, 불안한 지분구조…日장악력 떨어질수도
검찰은 롯데가 한국과 일본 계열사간 거래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을 캐기 위해 한·일 사법공조를 통한 일본 롯데그룹 수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원료업체로부터 혼합자일렌(Mixed Xylene) 등 석유화학 제품 원료를 수입하고 대금을 지급할 때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넣어 대금 일부를 일본 롯데물산으로 빼돌린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따라서 철저한 수사를 위해서는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조사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에 38개, 해외에 6개 등 모두 5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 롯데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영과 지배구조 등의 측면에서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많다.
아울러 롯데홀딩스는 한국롯데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맡은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롯데케미칼(9.30%)·부산롯데호텔(46.62%) 등의 주요주주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7월 이사회를 거쳐 이처럼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인 롯데홀딩스의 대표 자리에 올랐고, 같은 해 8월과 올해 3월 홀딩스 주총에서 모두 과반의 지지를 얻어 경영권 분쟁 상대인 형 신동주 전 부회장에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지분 구조를 들여다보면,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 지배에는 여전히 불안한 요소가 남아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롯데홀딩스 지분 구성을 보면 ▲ 광윤사(고준샤·光潤社) 28.1% ▲ 종업원지주회 27.8% ▲ 관계사 20.1% ▲ 임원 지주회 6% ▲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 가족 7.1% ▲ 롯데재단 0.2% 등이다.
롯데홀딩스와 상호출자 관계로 의결권이 없는 투자회사 LSI를 제외하면, 롯데 관계자들의 설명대로 광윤사(28.1%)와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 및 임원지주회(20.1+6%)가 3분의 1씩 지분을 고루 나눠갖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신동주·동빈 형제의 개인 지분은 각각 1.62%, 1.4%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한·일 롯데의 총수 자리에 올라 경영권을 장악하려면 가족(광윤사), 직원, 임원 및 관계사 3개 주요 주주군(群) 가운데 적어도 두 곳의 지지를 얻어야하는 구조인 셈이다.
현재는 신동빈 회장이 종업원 지주회와 관계사·임원지주회의 표를 받아 한·일 롯데 원톱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큰 비리나 경영 실책 등이 사실로 확인돼 두 주요 주주가 등을 돌릴 경우 언제라도 왕좌에서 내려와야하는 처지다.
더구나 신동빈 회장의 편이자 사실상 일본 롯데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이 비리 등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할 경우, 신동빈 회장과 한국 롯데와의 연결 고리는 느슨해지고, 신 회장의 한·일 롯데 동시 장악력도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신동주, 작년까지 일본 롯데 이끌어…책임론 가능성
만약 일본 롯데에 대한 수사가 실제로 시작되면 현재 동생 신동빈 회장을 공격 중인 신동주 전 부회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신 전 부회장은 2009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에 올라 지난해 1월 8일 해임될 때까지 약 7년 가까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신해 일본 롯데그룹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의혹대로 수 십년에 걸쳐 한국과 일본 롯데 계열사간 수상한 거래로 비자금이 조성됐다면, 신 전 부회장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은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투자 손실 등 때문이라는 주장이 홀딩스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따라서 홀딩스의 현재 임직원들로부터 신 전 부회장이 일단 신뢰를 잃은 것은 사실로 보이는 만큼 신동빈 회장과 롯데홀딩스의 ‘유대’가 약해진다고 해도 대안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할지 의심스럽다는 시각도 많다.
재계 관계자도 “이번 롯데 사태는 오너 일가 전체의 문제로도 볼 수 있는데 신동주 전 부회장이라고 완전히 예외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줄기차게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한·일 롯데에 대한 수사 결과, 비자금과 계열사 부당지원 등 신격호 총괄회장의 구시대적 경영의 민낯이 드러날 경우, 신 전 부회장은 급격히 태도를 바꿔 신 총괄회장과 명백한 선을 그어야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연합뉴스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매출(4조~5조원)은 한국 롯데(약 80조원)의 20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한·일 롯데의 사실상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를 비롯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 일본에 있는 만큼 롯데로서는 수사 확대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일본 홀딩스 이사회와 주주를 장악했지만 여전히 취약한 지배구조의 ‘원톱’ 신동빈 회장이나 지난해초까지 일본 롯데를 경영했던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모두에게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 신동빈, 불안한 지분구조…日장악력 떨어질수도
검찰은 롯데가 한국과 일본 계열사간 거래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을 캐기 위해 한·일 사법공조를 통한 일본 롯데그룹 수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원료업체로부터 혼합자일렌(Mixed Xylene) 등 석유화학 제품 원료를 수입하고 대금을 지급할 때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넣어 대금 일부를 일본 롯데물산으로 빼돌린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따라서 철저한 수사를 위해서는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조사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에 38개, 해외에 6개 등 모두 5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 롯데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영과 지배구조 등의 측면에서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많다.
아울러 롯데홀딩스는 한국롯데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맡은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롯데케미칼(9.30%)·부산롯데호텔(46.62%) 등의 주요주주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7월 이사회를 거쳐 이처럼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인 롯데홀딩스의 대표 자리에 올랐고, 같은 해 8월과 올해 3월 홀딩스 주총에서 모두 과반의 지지를 얻어 경영권 분쟁 상대인 형 신동주 전 부회장에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지분 구조를 들여다보면,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 지배에는 여전히 불안한 요소가 남아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롯데홀딩스 지분 구성을 보면 ▲ 광윤사(고준샤·光潤社) 28.1% ▲ 종업원지주회 27.8% ▲ 관계사 20.1% ▲ 임원 지주회 6% ▲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 가족 7.1% ▲ 롯데재단 0.2% 등이다.
롯데홀딩스와 상호출자 관계로 의결권이 없는 투자회사 LSI를 제외하면, 롯데 관계자들의 설명대로 광윤사(28.1%)와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 및 임원지주회(20.1+6%)가 3분의 1씩 지분을 고루 나눠갖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신동주·동빈 형제의 개인 지분은 각각 1.62%, 1.4%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결국 한·일 롯데의 총수 자리에 올라 경영권을 장악하려면 가족(광윤사), 직원, 임원 및 관계사 3개 주요 주주군(群) 가운데 적어도 두 곳의 지지를 얻어야하는 구조인 셈이다.
현재는 신동빈 회장이 종업원 지주회와 관계사·임원지주회의 표를 받아 한·일 롯데 원톱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큰 비리나 경영 실책 등이 사실로 확인돼 두 주요 주주가 등을 돌릴 경우 언제라도 왕좌에서 내려와야하는 처지다.
더구나 신동빈 회장의 편이자 사실상 일본 롯데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이 비리 등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할 경우, 신동빈 회장과 한국 롯데와의 연결 고리는 느슨해지고, 신 회장의 한·일 롯데 동시 장악력도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신동주, 작년까지 일본 롯데 이끌어…책임론 가능성
만약 일본 롯데에 대한 수사가 실제로 시작되면 현재 동생 신동빈 회장을 공격 중인 신동주 전 부회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신 전 부회장은 2009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에 올라 지난해 1월 8일 해임될 때까지 약 7년 가까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신해 일본 롯데그룹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의혹대로 수 십년에 걸쳐 한국과 일본 롯데 계열사간 수상한 거래로 비자금이 조성됐다면, 신 전 부회장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은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투자 손실 등 때문이라는 주장이 홀딩스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따라서 홀딩스의 현재 임직원들로부터 신 전 부회장이 일단 신뢰를 잃은 것은 사실로 보이는 만큼 신동빈 회장과 롯데홀딩스의 ‘유대’가 약해진다고 해도 대안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할지 의심스럽다는 시각도 많다.
재계 관계자도 “이번 롯데 사태는 오너 일가 전체의 문제로도 볼 수 있는데 신동주 전 부회장이라고 완전히 예외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줄기차게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한·일 롯데에 대한 수사 결과, 비자금과 계열사 부당지원 등 신격호 총괄회장의 구시대적 경영의 민낯이 드러날 경우, 신 전 부회장은 급격히 태도를 바꿔 신 총괄회장과 명백한 선을 그어야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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