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 [위클리 포커스] 이집트 사태 ‘아랍의 봄’과 다른 점은

    [위클리 포커스] 이집트 사태 ‘아랍의 봄’과 다른 점은

    이집트 군부의 쿠데타로 이슬람주의 정권이 무너지면서 2011년 ‘아랍의 봄’을 통해 민주화 혁명을 이룬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이 또 다른 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튀니지, 리비아, 예멘 등 아랍의 봄을 겪은 인접 국가들이 이집트처럼 혼돈에 빠질 가능성은 적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아랍의 봄이 오랜 독재에 대한 시민들의 압축적인 여망으로 촉발된 것이라면 이번 이집트 사태는 새로 출범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의 미성숙한 국정 운영 능력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집트 국민 대다수는 무르시가 권력 독점에만 주력하고 경제 악화, 치안 부재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해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올해 초부터 무르시 퇴진 시위를 벌여 왔다. 이집트 재무부에 따르면 시민혁명 이전 5%를 넘었던 경제성장률은 2010~2011년 1.8%로 추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대 초반을 기록했다. 박 연구원은 “경제난이 계속되면 이집트 국민들의 시위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르시가 물러난 게 끝이 아니라 차기 정권이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
  • 러시아 푸틴 “이집트, 시리아처럼 내전 가능성”

    군부 ‘쿠데타’로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이집트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전화(化) 가능성을 거론했다.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를 방문하면서 “시리아는 이미 내전에 휩싸였고 슬픈 얘기지만 이집트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집트 국민이 이런 비극적 운명을 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과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시리아는 2년 이상의 내전으로 10만 명 이상이 숨지고 난민이 급증해 유엔이 ‘인도주의적 재난 상황’을 선포한 곳이다. 이집트는 지난 3일 군부가 보수 이슬람주의 성향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세력에 대한 시민들의 광범위한 저항에 편승해 무르시를 축출한 이후 무르시 지지층과 반대파 사이에서 크고작은 유혈충돌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경고와 반대로 이집트에서 내전이 일어날 위험성이 낮다는 중국 신화통신의 전망도 나왔다. 신화통신은 7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군부가 내전 방지 의지를 확고하게 가진 데다 지금까지 세력 간 충돌을 잘 통제해왔기 때문에 폭력이 결국 가라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 이집트과도정부 총리에 ‘중도’ 48세 변호사 기용 예정

    군부 ‘쿠데타’ 세력이 내세운 이집트 과도정부가 신임 총리에 무함마드 엘바라데이(71)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대신 이집트 사회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자 경제 전문 변호사인 지아드 바하-엘딘(48)을 임명할 예정이다. 이집트의 아들리 만수르 임시대통령의 대변인인 아흐마드 알-무슬리마니는 이집트 민영방송 ONTV에 출연해 “바하-엘딘이 임시총리 후보 1순위이며 엘바라데이는 부통령직을 맡을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대변인은 같은 날 AFP 통신을 통해 “만수르 대통령이 바하-엘딘과 엘바라데이를 임명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며 8일 최종 발표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명은 엘바라데이 전 총장이 과도정부의 신임 총리로 지명됐다는 소식에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살라피스트 정당인 누르당이 반발한 뒤 나온 것이다. 바하-엘딘은 이에 대해 “(제의받은) 총리직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정치권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편에 속하는 바하-엘딘은 런던정경대(LSE)에서 학위를 받고 기업·경제 분야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에는 이집트 투자청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2011년 무바라크가 축출된 이후
  • 이집트 살라피스트 부상…킹메이커 vs 기회주의세력?

    이집트 ‘쿠데타’ 이후 정국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살라피스트가 크게 주목받는 정파로 급부상했다. 총리 임명을 포함한 과도정부의 정국 수습 과정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을 위한 반(反)무르시 연대진영의 한 축으로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살라피스트의 알 누르당은 지난 6일(현지시간) 과도정부가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신임 총리로 내세우려 하자 이를 반대하면서 그의 지명 강행시 과도정부에 불참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히고 나섰다. 그러자 과도정부가 경제 전문 변호사이자 사회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인 지아드 바하-엘딘을 총리로, 엘바라데이를 부통령으로 임명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알 누르당은 다시 이 두 사람의 기용 계획을 반대했다. 알 누르당이 이처럼 강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은 이들이 현재 과도정부에 참여한 유일한 이슬람주의 세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도정부가 이들마저 집권블록에서 배제하면 무슬림형제단 등 반대 세력이 커질 수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블룸버그 통신 등은 분석했다. 또 알 누르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종전의 이집트 최대 이슬람 정치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을 넘어서 스스로 최대 세력이 되려 한다
  • 이집트軍, 무르시 지지파에 발포…최소 42명 사망

    이집트 군부가 8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이집트 카이로의 공화국수비대 본부를 지키던 군인 1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했다. 이집트 군부와 무르시 지지자들이 지난 3일 무르시 정권 축출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유혈 충돌을 빚으면서 전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집트군 발포로 최소 42명 사망·500명 부상 이집트군이 이날 새벽 카이로의 공화국 수비대 본부 앞에서 무르시의 복귀를 요구하던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이집트 보건당국과 무슬림형제단에 따르면 이번 발포로 최소 42명이 숨지고 500명 이상이 부상했다. 무슬림형제단을 포함한 무르시 지지 시위대는 군이 저격수까지 동원해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시위 참가자 일부는 머리와 목, 가슴에 총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또 진압 경찰이 평화적인 시위대를 공격했으며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와 여성도 포함됐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목격자들은 비무장한 시위대가 새벽 기도를 올리려고 잠시 시위를 멈춘 틈을 타 군이 총과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을 시도했다고 CNN에 말했다. 그러나 이집트군 대변인 칼레드 엘 카티브는 “테러리스트가 공화국 수비대 본
  • 이집트서 이슬람-기독교 종교갈등 심화 우려

    이집트에서 군부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 이후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 사이의 종교 갈등이 격화할 것이 우려된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프랑스24 TV 등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특히 지난 3일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국방장관이 무르시 대통령 축출을 선언하는 자리에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기독교 분파인 콥트교의 교황 타와드로스 2세도 동참하면서 종교 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오르는 형국이다. 6일 이집트 북부 시나이반도의 알 아리쉬에서 미나 셰루빔 콥트교 신부가 교회를 나서다 복면을 쓴 괴한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알 아리쉬 주민들은 지역사회의 균열과 공포를 확산하려는 자들의 소행으로 확신한다고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같은 날 룩소르주 나그 하산에서는 이슬람 시위대가 콥트교 마을을 공격해 4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으며 주택과 상점 16곳이 불이 났다. 이 공격은 나그 하산 인근 강에서 한 이슬람교도의 시신이 발견된 데 대한 보복으로 알려졌지만 콥트교도들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살라피스트들이 공격의 핑계를 억지로 뒤집어 씌운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3일에는 남부 미니아주 델가에 있는 콥트교회에 불이 났고 이후 교회는 약탈당했다. 델가에
  • 식물인간? 상태호전? 만델라 건강 의혹 증폭

    식물인간? 상태호전? 만델라 건강 의혹 증폭

    한 달 가까이 입원 중인 넬슨 만델라(95)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이 ‘영구적 식물인간’ 상태이며, 그의 가족은 만델라가 의존하고 있는 인공호흡장치를 끄도록 권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아공 정부는 “그는 위독하지만 안정된 상태”라며 이를 부인하고 있어, 그의 건강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AFP통신이 만델라 생전에 숨진 세 자녀의 유해 이장과 관련한 법정 다툼에서 지난 6월 26일 법원에 제출된 문건을 입수했다며 4일(현지시간)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만델라는 영구적 식물인간 상태에 있으며 생명유지장치에 의해 호흡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문건은 이어 “만델라 가족은 의료진에게서 그의 생명유지장치 전원을 꺼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돼 있다. 만델라 가족을 대리한 변호사는 법정에서 “가족은 그의 고통을 연장하는 것보다 그런 조치를 매우 실현 가능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내용의 서류를 읽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그러나 이 문건은 지난 달 26일 법원에 제출된 것이며, 다음 날 제이콥 주마 대통령이 만델라 상태가 호전됐다고 발표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주마 대통령은 지난달 26일에 이어 27일에도 병원을 방문한 뒤 발표한 성
  • 이집트軍, 무르시측 反군부 시위대에 총격

    이집트軍, 무르시측 反군부 시위대에 총격

    이집트 군부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로 시작된 정국 혼란이 무력 충돌로 확산되고 있다. AP통신은 5일 이집트군이 카이로 공화국수비대 본부로 행진하던 수백 명의 무르시 지지자들에게 총을 쐈다고 보도했다. 이 총격전으로 인해 최소한 3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지난 3일 내쫓긴 무르시는 현재 공화국수비대의 한 병영 시설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무르시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 전역에서 ‘거부의 금요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군부에 대한 반(反)쿠데타 시위를 벌였다. CNN은 카이로 외곽에서 무르시 지지자들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군부가 무슬림형제단과 자유정의당의 지도부 300여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새로운 체제 구축에 나서자 무르시 지지세력의 반격이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위로 인해 혼란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 아들리 알 만수르 임시 대통령이 “무슬림형제단은 국민의 일부이며 국가를 재건하는 데 참여할 기회를 주겠다”며 회유에 나선 것도 무위로 돌아갔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이슬람 급진주의자들로 추정되는 세력이 로켓포와 기관총으로 무장한 채 시나이반도 엘 아리시
  • “내 시신을 밟고 가라”며 끌려간 무르시, 최대 실수는?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집권 1년 만에 축출된 이유는? 아랍권 위성방송 알아라비야가 5일 보도한 ‘무르시 대통령의 가장 큰 실수 10가지’는 다음과 같다. ▲국가기관의 무슬림형제단화=각료 5명, 대통령실 8명, 주지사 7명, 시장 12명 등 무슬림형제단 출신 득세. ▲사법부와 갈등=검찰총장 해임 명령에 법원, 복직 명령으로 맞서. ‘파라오헌법 선언문’ 추진에 사법부 반발. ▲탄타위 국방장관 해임=무르시에 대한 군부의 불신 초래. 군부에 비판적인 무슬림형제단도 군부와 갈등. ▲언론 탄압=민영 TV 방송국 폐쇄, 언론인 200명 이상 검찰 조사. 대통령실은 언론인 상대 100건 소송. ▲경제재건 실패=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최저임금 인상 등 실패, 필수품 가격 인상으로 집회와 파업 이어져. ▲부적절한 외교 행보=시리아 정권 지지하는 이란 테헤란과 러시아 모스크바 방문한 것에 대한 비판 제기. ▲무슬림형제단의 월권=국정 관련 주요 정책 발표 등으로 대중에게 부정적 대통령 이미지 형성. ▲부적절한 비상사태 선포=의회 허가 없이 수에즈 운하 인근 3개 도시에 비상사태 선포, 30일간 유지. ▲부적절한 사면권 행사=와디나트룸
  • 만델라 기념행사에 싸이 초청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넬슨 만델라(95)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만델라 스포츠·문화의 날’ 행사에 가수 싸이를 초청했다.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은 5일 남아공 스포츠레저부가 오는 8월 17일 열리는 이 행사에 싸이의 섭외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스포츠레저부는 공문을 통해 “국제적인 팝스타 싸이가 만델라를 기념하는 날 한국 문화와 음악을 우리 국민과 함께 공유하도록 한국 대사관이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이전투구 만델라 후손, ‘천덕꾸러기’로 전락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상징이자 전 세계 인권과 평화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95)가 28일째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후손이 남아공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양상이다. 남아공 최고 가문의 후손이 만델라가 5일 28일째 입원한 상황에서 온 국민의 지탄을 받는 처지로 떨어진 것. 만델라 장녀와 장손이 그의 장지를 둘러싸고 법정다툼을 벌인 데 이어 기자회견을 통해 집안의 치부를 들춰내는 등 ‘막장 싸움’에 남아공 국민이 이맛살을 찌푸리고 있다. 현지 언론은 5일 이와 함께 비록 대통령실이 부인했지만 만델라가 식물인간 상태라는 일부 외신 보도와 함께 남아공 국민의 만델라 병세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만델라의 생존하는 세 딸 중 장녀인 마카지웨(60)는 두 이복 여동생 등 가족 16명과 함께 장손 만들라(39)를 상대로 지난달 28일 음베조에 있는 만델라 세 자녀 유해를 쿠누로 이장하기 위한 소송을 내 승소했다. 마카지웨 등은 이에 따라 법원 집행관을 동원해 음베조의 만들라 집 철문을 강제로 열어 그의 집 구내에 있던 만델라 세 자녀의 유해를 만델라 고향인 쿠누로 이장했다. 마카지웨 등은 만델라가 쿠누에 생전에 숨진 세 자녀와 함께 묻
  • 이집트 임시 대통령, 의회 해산 명령

    아들리 만수르 이집트 임시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이슬람주의자들이 장악한 의회를 해산하라고 명령했다고 관영 메나(MENA)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이집트에서 의회 역할을 해 온 슈라위원회는 입법 기능을 상실하게 됐다.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또 이집트의 새로운 정보기관 수장으로 모하메드 아흐메드 파리드를 임명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만수르는 이집트 헌법재판소 소장으로 지내다 지난 3일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다음 날인 4일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만수르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이집트 국가 수반을 맡게 된다. 연합뉴스
  • “이집트 시나이 반도서 경찰관 2명 피살”

    이집트 시나이 반도 북부 알아리쉬 마을에서 5일(현지시간) 경찰관 2명이 무장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경찰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무장괴한은 오토바이를 타고 있었으며 정부 건물 경비 근무 중이던 경찰에 총격을 가한 뒤 도망쳤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 이집트 軍, 무르시 축출… 쿠데타 논란에 민심 분열
  • [이집트 군부 무르시 축출] 카이로 정국 시계 ‘O’…권력다툼땐 ‘아랍의 봄’ 능가하는 혼란 올 듯

    [이집트 군부 무르시 축출] 카이로 정국 시계 ‘O’…권력다툼땐 ‘아랍의 봄’ 능가하는 혼란 올 듯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쫓겨나면서 이집트 정국이 시계 제로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조만간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군부와 세속주의자, 무슬림형제단 간의 치열한 권력 다툼이 벌어질 경우 ‘아랍의 봄’을 능가하는 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일(현지시간) 오후 9시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은 무르시의 대통령 권한을 박탈하고 이슬람 율법을 강조한 헌법의 효력을 전면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집트를 철권통치한 호스니 무바라크를 몰아내고 들어선 무르시 정권을 집권 1년 만에, 그것도 본격적인 반정부 시위 나흘 만에 끌어내린 것이다. 국영 TV로 전국에 생중계된 이 발표 직후 무르시는 공화국 경비대에 가택연금을 당했고 그의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MB) 핵심 멤버들은 출국금지 조치와 함께 체포됐다. 조기 대선·총선 실시 방침을 밝힌 군부가 아들리 알 만수르 헌법재판소장에게 임시 대통령직을 맡기기까지 겨우 반나절이 걸렸다. 군사독재 타도 30년 만에 얻어낸 민주화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오히려 시위대는 군부를 환영하고 있다. 2년 전 과도정부를 세운 군부에 민권 이양을 요구했던 시위대의 모습과는 180도 달랐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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