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살라피스트 부상…킹메이커 vs 기회주의세력?

이집트 살라피스트 부상…킹메이커 vs 기회주의세력?

입력 2013-07-08 00:00
수정 2013-07-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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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쿠데타’ 이후 정국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살라피스트가 크게 주목받는 정파로 급부상했다.

총리 임명을 포함한 과도정부의 정국 수습 과정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을 위한 반(反)무르시 연대진영의 한 축으로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살라피스트의 알 누르당은 지난 6일(현지시간) 과도정부가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신임 총리로 내세우려 하자 이를 반대하면서 그의 지명 강행시 과도정부에 불참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히고 나섰다.

그러자 과도정부가 경제 전문 변호사이자 사회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인 지아드 바하-엘딘을 총리로, 엘바라데이를 부통령으로 임명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알 누르당은 다시 이 두 사람의 기용 계획을 반대했다.

알 누르당이 이처럼 강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은 이들이 현재 과도정부에 참여한 유일한 이슬람주의 세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도정부가 이들마저 집권블록에서 배제하면 무슬림형제단 등 반대 세력이 커질 수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블룸버그 통신 등은 분석했다.

또 알 누르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종전의 이집트 최대 이슬람 정치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을 넘어서 스스로 최대 세력이 되려 한다고 이집트 최대 일간지 알 아흐람의 영문 온라인판은 전했다. 무슬림형제단은 무르시를 내세워 이집트 집권세력을 장악한 그룹이기도 하다.

브루킹스 도하 센터의 연구책임자 샤디 하미드는 “이집트의 새 질서에 적어도 하나의 이슬람주의 정당은 필요하기 때문에 알 누르당이 당분간 중요한 결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디언 등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미드는 “새 정부가 알 누르당을 놓치면 수 천명의 알누르당 지지자들이 거리의 무슬림형제단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이로 국제위기그룹(ICG)의 야세르 엘 시미 분석가도 “알 누르당이 과도정부에서 빠지면 세속주의자와 이슬람주의자의 균열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당분간 알 누르가 킹메이커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텍사스 A&M 대학의 에린 스나이더 조교수는 “알 누르당이 무슬림형제단의 대안으로 잘 자리매김했다”면서도 “알 누르당의 영향력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같은 알누르당의 정치적 모습에 비판도 나온다.

알 누르당의 지도부 가운데 한명인 예이크 아흐메드 아불 에나인은 알누르당의 군부 지지에 반발해 탈퇴했다.

이슬람 정치 전문가인 칼릴 알 아나니는 가디언에 “알 누르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알 누르당을 종교적 단체라기보다 정치적 동물이라고 비판한다”고 지적했다.

살라피 뉴스 웹사이트 편집장 무스타파 샤르키는 “많은 알누르당 지지 청년들은 불신감을 갖고 있다”며 청년들이 알 누르당을 떠나 무력저항 등을 주장하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축출 이후 결성된 알 누르당은 이슬람율법(샤리아)에 따르지 않고 대출하는 은행들을 폐지하자고 주장할 만큼 보수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무르시 대통령이 지난해 새 헌법을 제정하려 할 때에도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무슬림형제단과 거리를 둔 알 누르당은 “국가를 붕괴시킬 충돌을 막기 위해서”라며 지난 3일 군부의 무르시 대통령 축출에 동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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