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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착한 선결제 운동/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착한 선결제 운동/장세훈 논설위원

    이른바 ‘착한 선결제’ 운동이 차츰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는 평소 즐겨 찾는 음식점을 비롯해 소규모 점포에서 일정액을 미리 결제한 뒤 이용은 나중에 하는 방식이다. ‘사상 초유’ 등의 꼬리표가 붙는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취지다. 소셜미디어에는 참여 인증 사진이 올라오고, 유명 연예인들도 동참하고 있다. 정부도 선결제 운동을 뒷받침한다. 선결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코로나19 피해 업종에 대한 신용·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을 6월 사용분까지 80% 확대했다. 선결제 동참 기업에는 소득·법인세에 세액공제 1%를 적용하는 내용으로 관련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선결제 후 해당 업체가 폐업하면 생길 문제는 추가로 풀어야 할 숙제다. 국민이 위기를 함께 이겨내기 위해 만들어 나가는 이른바 ‘착한 시리즈’는 선결제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점포 임대료를 낮춰 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은 지난 2월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정부도 인하액의 50%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 주는 방식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임대료를 할인받은 만큼 음식값을 낮춘 식당 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씨줄날줄] 용산공원/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용산공원/이동구 수석논설위원

    ‘도시공원’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다. 뉴욕의 상징일 뿐 아니라 도시공원의 본보기로 통한다. 1800년대 중반 맨해튼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영국 런던의 ‘하이드 파크’, 프랑스 파리의 ‘볼로뉴 숲’을 본보기로 만들어졌다. 센트럴 파크는 남북 길이 4.1㎞, 동서 길이 800m, 면적 3.4㎢라는 어머어마한 규모와 함께 아름다운 경관의 숲과 정원 등으로 한 해 방문객만 4000여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현재의 공원 행태를 갖춘 게 1876년이라고 하니 놀랍고도 부럽다. 도시공원의 출발점은 런던의 하이드 파크라고 한다. 센트럴 파크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약 140만㎡에 이르는 넓은 공원이다. 산업혁명으로 도시환경이 크게 악화되자 깨끗한 공기와 푸른 녹지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됐고 이를 위해 런던 중심에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꾸미게 된 것이다. 하이드 파크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것은 찰스 1세(1625~1649년 재임)가 공원으로 조성한 이후라고 하니 4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런던은 이것도 모자라 세계 최초로 도시 전체를 국립공원도시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오는 2050년까지 도시면적의 절반을 녹색공간
  • [씨줄날줄] 방사광가속기 유치 경쟁/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방사광가속기 유치 경쟁/박록삼 논설위원

    방사광가속기(放射光 加速器). 보통 사람에겐 참으로 낯설고 생경하다. 무슨 기계장치인 것 같긴 한데 한 글자씩 뜯어봐도 제대로 된 뜻을 유추하기조차 힘들다. ‘문송한’(문과 출신이라 죄송한) 처지라면 더더욱 그러겠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용어 설명에 따르면 ‘전자를 총으로 쏘아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키는 장치로 원자와 분자분광학, 표면과 계면 연구, 엑스(X)선 회절과 산란 연구, 단백질 결정 구조 분석, 광화학 반응 따위의 연구에서 이용된다’고 한다.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데 전국이 들썩거린다. 포항, 나주, 춘천, 청주 등이 각각 영남과 호남, 강원, 충청을 대표하며 자기네들 지역에 ‘방사광가속기’를 가져다 놓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21대 총선 때 해당 지역 후보들마다 공약 한 귀퉁이에 빼놓지 않고 이를 언급했다. 기초·광역단체장은 물론 지역의 학계, 기업, 시민사회 등까지 모두 나서는 총력전이다. 방사광가속기 관련 기술의 시작과 쓰임을 보면 이러한 현상이 조금씩 이해된다. 방사광가속기는 물체의 구조를 연구하는 기초과학에서부터 신소재개발, 유전공학, 신의약개발 등 응용과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된다. 특히 난치에 시달리는
  • [씨줄날줄] 애타는 코로나 지원금/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애타는 코로나 지원금/황성기 논설위원

    코로나19 늑장 대응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던 일본조차 지난 20일 1인당 10만엔(114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가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이번 주 국회에서 심의하는데 여야 이견이 없어 지원금은 5월 중 각 가정에 배분된다. 심지어 일본에 주소를 둔 외국인에게도 차별 없이 10만엔씩을 나눠 준다. 정부·여당의 이견은 해소됐지만 소득 하위 70%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하면서 발생하는 추가 부담분을 국채 발행으로 메워서는 안 된다는 미래통합당의 반발로 논의가 중단됐다가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오늘부터 2차 추경안 심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14조 3000억원의 추경안 가운데 추가 부담분 3조 6000억원은 국채 발행, 지방 부담 1조원은 야당 주장을 받아들여 예산 지출조정으로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세계에서 코로나 방역에 가장 실패한 나라로 꼽히는 미국은 일찌감치 연소득 9만 9000달러 이하인 국민에게 1인당 최대 1200달러의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고 의회도 여야 이견 없이 정부 결정을 통과시켰다. 아시아에선 홍콩이 소득에 관계없이 18세 이상 영주권자에게 1인당 1만 홍콩 달러(156만원)를, 싱가포르는 21세 이상 성인에게 60
  • [씨줄날줄] 컨틴전시 플랜/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컨틴전시 플랜/이종락 논설위원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ㆍ비상대응계획)은 경영인이 미래에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데 어렵거나 예측했다고 하더라도 짧은 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우발적인 상황이 닥쳤을 때를 대비한 위기관리 경영기법을 말한다. 경영이론이지만 개념이 확대돼 지금은 정부의 비상대응계획으로도 널리 쓰인다. 국가 간 전쟁이나 분쟁,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확산, 자연재해, 유가의 급격한 변동, 통화가치의 급격한 급락 등의 우발적인 사태가 전개된다면 정부는 신속히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 이처럼 경영기법에서 파생된 컨틴전시 플랜이 최근 국내외적으로 널리 회자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고 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갖고 있다고 미 폭스뉴스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한 이후부터다. 폭스뉴스의 취재에 응한 미 국방정보 당국자는 김 위원장 유고 시 북한에 대형 인도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이 기아에 내몰리고 중국으로의 대규모 탈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뉴스는 또 “계획의 일부는 북한 내 상황 관리를 돕는 데 중국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며 “이는 부분적으로 중국의 접근성과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에 관한
  • [씨줄날줄] 일상 복귀, 글로벌 백태/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일상 복귀, 글로벌 백태/이지운 논설위원

    군 장병의 외출이 24일부터 단계적으로 재개된다. 군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개시 한 달 전인 2월 22일부터 전 장병에 대해 휴가, 외출, 외박, 면회를 통제해 왔다. 현재 “신병이나 초급간부 등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어 한계치에 도달한 상태”이고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한 부대 관리상의 취약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한계치’로 하자면, 우리 사회 전체가 그 언저리에 와 있다는 걸 피부로들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일상 복귀 선언을 늦춘 것은 ‘공포’다. 전문가들이야 당초 우려가 많았지만, 국민도 다르지 않았다. 한 조사에서 국민 65.6%가 ‘일상 활동이 재개되면 감염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해제는 공식화하지 않았어도 일상화는 슬그머니 진행되는 게, 어찌 보면 지극히 한국적이다. 미국은 곳곳에서 ‘일터로!’ 구호가 늘어났다. 일상 복귀에 반대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전염병연구소장을 해고하라(#Fire Fouci)는 피켓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전면적 봉쇄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실직자들이 많아 더욱 상황이 절박할 것”이라는 해석들이 나온다. 유럽 국가들도 조심스레 집 밖을 나오려는데 방법과 생각들은 조금씩 달라 보인다
  • [씨줄날줄]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油價)/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油價)/오일만 논설위원

    미국 서부텍사스원유 가격(5월물)이 ‘마이너스’(-) 37달러까지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최저치는 -40.32달러다. 1배럴의 원유를 사서 가져가면, 원유 생산업체가 되레 37달러의 웃돈까지 얹어 준다는 의미다. 이번 사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재고가 넘쳐나고 원유저장 시설마저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5월물을 앞다퉈 팔아치우는 비정상적 거래(오버 롤)로 일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유시설, 저장시설, 파이프라인, 심지어 바다 위의 유조선도 원유로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유가 하락을 이용해 7500만 배럴의 원유를 구매해 전략비축유를 보충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다. 예나 지금이나 미국은 자국의 석유·셰일 산업 보호와 유가에 연동된 금융질서 유지를 위해 어떻게든 유가 하락을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지난 1986년에도 산유국 간 감산 협상이 결렬된 직후 사
  • [씨줄날줄] 재가(在家) 황금연휴/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재가(在家) 황금연휴/박홍환 논설위원

    오는 30일 부처님오신날부터 다음달 5일 어린이날까지 황금연휴다. 노동절(5월 1일)이 끼어 있어 직장인들은 5월 4일 월요일 하루 연차를 사용하면 내리 6일간 꿀맛 같은 휴가다. 이틀 연차를 사용하면 장장 9일간 쉴 수 있는 추석 연휴 때보다는 못하지만 최근 5년래 가장 휴일이 적은 해여서 많은 사람이 이 황금연휴를 기다렸음은 물론이다. ‘황금주간’이라는 말은 본래 일본에서 유래했다. 1950년대 초부터 각종 기념일이 즐비한 4월 말~5월 초, 직장에 따라서는 최장 2주일까지 휴가를 보낼 수 있고, 이 시기를 일본 영화계에서는 ‘골든 위크’로 부르며 개봉작을 집중적으로 발표하며 홍보했다고 한다. 올해도 일본에서는 이달 29일 ‘쇼와의 날’을 시작으로 다음달 3일 헌법기념일, 4일 ‘녹색의 날’, 5일 어린이날, 6일 대체휴일까지 8일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진다. 중국에서는 춘제(설), 노동절, 국경절 등 연간 총 3차례의 황금연휴가 보장돼 있다. 원래 법정휴가는 사흘인데 앞뒤 2주간 토요일과 일요일 근무를 허용해 최장 7일간 연휴를 즐길 수 있게 했다. 2008년부터는 노동절 연휴를 사흘로 줄이고 단오절, 중추절 등의 휴가를 하루씩 늘렸다. 한국과 일본, 중
  • [씨줄날줄] 선별이냐 보편이냐 복지 논쟁/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선별이냐 보편이냐 복지 논쟁/장세훈 논설위원

    코로나19 확산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정하는 문제가 복지 논쟁의 새로운 화두이다. 지급 방식은 일회성이라는 점에서 복지 정책보단 재난 대책에 가깝다. 하지만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70%’로 하느냐, ‘전 국민’으로 하느냐의 문제는 최근 10여년 동안 반복적으로 등장한 선별적·보편적 복지 논란의 연장선으로도 볼 수 있다. 정부가 지난 16일 국회에 제출한 7조 6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은 선별적 지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복지 정책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선별적 복지를 우선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복지 혜택과 대상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준’을 정하는 게 가장 큰 관심사였다. 이는 한정된 재원을 바탕으로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이번 추경안의 재원 역시 적자국채 발행 대신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나랏빚을 늘리지 않는 방식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정책 기조가 선별적 복지에 무게가 실렸다면, 보편적 복지가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계기는 2010년 촉발된 ‘무상급식’ 논쟁이다. 당시 ‘무상급식’을 내세워 지방선거에서 서울의 기초자치단체를 석권한 야당 소
  • [씨줄날줄] 코로나의 인권 제약/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코로나의 인권 제약/황성기 논설위원

    유럽의 동양에 대한 뿌리깊은 인종적·문명적 우월주의(오리엔탈리즘)가 코로나19 이후 소멸할지 의문이다. 그래도 코로나19로 된서리를 맞고 뻘쭘해진 건 분명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 초기 휴대폰 등으로 감염자의 동선을 추적하는 한국·대만·싱가포르에 대해 이런 비난을 쏟아냈다. “자유를 압살한다”고. 특히 코로나19 양성 여부를 확인하는 PCR검사를 대대적으로 펼치는 한국 정책에 대해 “무의미하다”고까지 단언했다. 세계 지도자들이 코로나19의 정체를 파악 못 한 채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발언과 정책을 쏟아냈지만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프랑스에 ‘코로나 쓰나미’가 덮치자 더 견디기 어려워진 마크롱 대통령은 3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 극복에 경의를 표하고 한국의 방역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을 바꿨다. 세계 30개국의 가맹사들로 구성된 ‘갤럽 인터내셔널 어소시에이션’이 3월 9일부터 22일 사이에 실시해 지난 9일 공표한 코로나19 국제 여론조사 결과가 흥미롭다. ‘코로나 확산방지에 도움이 된다면 자신의 인권을 어느 정도 희생해도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는 응답이 많은 상위 3개국은 오스
  • [씨줄날줄] ‘세월호 보도’와 기자협회의 사과/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세월호 보도’와 기자협회의 사과/박록삼 논설위원

    지난 13일 경기 안산시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컨테이너 회의실. 50여 명의 유가족 앞에서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머리를 숙였다. ‘세월호 참사 보도 행태’에 대해 한국기자의 대표자가 한 첫 공식 사과였다. 무려 6년 만이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유가족들은 싸늘히 질책했다. “때만 되면 찾아오는 건 안 했으면 좋겠다. 보여 주기식도 아니고….”, “꼭 우리편 돼 달라는 게 아니다. 진실과 정의를 가려 달라는 얘기다.” 부탁도 있었다. “참사 당일 녹음 파일, 취재 기록을 주시면 진상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다.” ‘전원 구조’라는 참담한 오보도, 진도 팽목항에서 발만 구르는 가족들에게 자신들이 본 대로 보도하겠다고 말한 기자들의 헛된 약속도,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오는 주검 앞에서 유족을 밀치고 카메라를 들이댔던 기자들의 무례함도, 틈날 때마다 ‘언제까지 세월호 타령만 할 것이냐’는 합리를 가장한 일부 언론의 혐오와 냉소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였다. 야속함은 켜켜이 쌓여 갔다. 그렇게 다시 4월 16일이 됐다.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는 그 자체로 참혹한 야만이었다. 국가적 참사이자 ‘보도 참사’였다. 하지만 언론의 반성은 충분하지 않았고, 이를 통감하며
  • [씨줄날줄] 코로나와 공유경제/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코로나와 공유경제/전경하 논설위원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원(KDI)은 2015년 11월 서비스선진화 국제포럼 ‘공유경제의 확산: 쟁점과 해결방안’을 열었다. 공유숙박, 차량공유 등이 국내에도 확산되면서 기존 사업자와의 충돌, 규제완화 요구 등이 커졌기 때문이다. 공유숙박 에어비앤비, 차량공유 우버의 성공 등을 혁신성장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이제는 과거 이야기다. 에어비앤비는 올 4월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전 세계 여행객이 줄어들고, 호텔조차 꺼리는 여행객들이 공유숙박을 외면하면서 상장은커녕 기업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올 상반기에만 에어비앤비가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무실공유회사 위워크는 지난달 뉴욕 지점에서 일하던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사무실을 폐쇄했다. 미국 내 주요 고객이었던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위워크는 임대주와 임대료 재계약을 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이달 초 30억 달러의 주식공개매입을 철회하는 등 자금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우버는 통행량 자체가 줄어들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인
  • [씨줄날줄] 코로나 국제 성적표/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코로나 국제 성적표/이지운 논설위원

    코로나19 초기 국면에서 싱가포르·대만·홍콩은 전 세계가 공인한 ‘방역 모범국’이었다. 대규모 감염을 막아낸 몇 개 안 되는 나라들이다. 한국은 아쉽게도 이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모범국들이 보여 줬던 것처럼 사태 초기 ‘확실한 차단’을 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그 값을 꽤 비싸게 치렀다. 이른바 ‘코로나 차트’에서 중국 다음 위치에 한참이나 고정석처럼 자리했고, 국제사회로부터 편치 않은 시선을 꽤 긴 시간 감내해야 했다. 일본은 꽤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국제사회는 반신반의했다. 별 대책을 취한 게 없으니, 사정은 한국과 다르지 않을 텐데 하는 의구심도 일었지만, ‘일본이니까’ 하는 분위기도 존재했다. 알고 보니 일본 성적도 형편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시험지를 제출하지 않았기에 성적 확인을 못 했을 뿐이다. 채점을 받지 못하다 보니 일본은 오답을 정정할 기회도 놓치고 말았다. 일본 정부는 의도하지 않은 채 ‘집단 감염’ 정책을 도입한 첫 번째 나라가 됐다. 한때 집단 감염을 정답으로 알았던 영국과 스웨덴은 도리어 먼저 수식을 고쳐 풀고 있는 중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에 이어 미국으로 감염이 확산되면서 한국에 대한 시각
  • [씨줄날줄] 구조조정의 상흔/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구조조정의 상흔/전경하 논설위원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실적도 괜찮을까.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자 나오는 질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 1분기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 4000억원이라는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98%, 영업이익은 2.73%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모든 기업의 실적을 추락시키지는 않았다는 씁쓸한 확인이다. SK하이닉스는 현대반도체와 LG반도체가 합쳐진 회사다. 삼성, 현대, LG, 한화, 대우 등 5대 대기업집단과 주채권은행 간 합의에 따라 이뤄진 ‘빅딜’의 하나였다. 당시 현대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하는 등 정유, 반도체, 철도차량, 항공기, 발전설비, 선박용엔진 등 6개 업종에서 기업의 이합집산이 1999년 1년 동안 사실상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 지금 결과는 그때와 많이 다르다. 하이닉스는 현대그룹에서 ‘왕자의 난’ 다음해인 2001년 계열분리돼 외환은행, 산업은행 등 채권단 감독하에 놓였다. 이후 10년간 주인을 찾다가 2011년 SK에 인수됐다. 인수 당시 우려와 달리 SK하이닉스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한화에너지도 비
  • [씨줄날줄] 코로나 극복의 한국적 조건/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코로나 극복의 한국적 조건/황성기 논설위원

    소셜미디어에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세계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는 이유가 우스갯소리처럼 떠돈다. 첫째 주민등록번호, 둘째 국민건강보험, 셋째 미친 규모·속도·퀄리티의 인터넷 통신망, 넷째 초과 근무에 익숙한 공무원, 다섯째 경찰 및 군의 가용 인력이다. 주민등록번호 제도가 없었다면 3월 초부터 실시하는 마스크 5부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1968년 도입된 주민등록번호는 인권 침해, 국민 통제의 수단이라 폐지론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 편리성으로 “개인정보 관리만 잘된다면”이란 조건으로 납득하고 받아들인다. 한국의 의료보험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저렴하고도 선진적인 제도다. 매일 오전 10시 공표되는 ‘코로나19 현황’과 확진자 동선 또한 세계 1, 2위를 다투는 한국의 인터넷 통신망이 있기에 가능하다. 수도권 광역지방단체의 코로나19 상황실에 근무하는 직원은 2월부터 두 달 넘게 하루 평균 4시간씩 매일 초과근무를 한다. 이 직원은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 해외에서 들어온 입국자, 검사를 마친 유증상자에 관해 현장에서 올라오는 자료로 코로나 관련 통계를 만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집계된 자료를 올린다. 각 시도의 이런 자료가 밤새 모여 세계에서 가
  • [씨줄날줄] ‘집콕’ 라이브에이드/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집콕’ 라이브에이드/박홍환 논설위원

    1985년 7월 13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스타디움과 미국 필라델피아의 JFK스타디움에 각각 7만 5000명과 9만명의 구름 관중이 모여들었다. 세계 팝 음악사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라이브에이드(Live Aid) 공연이다. 총 16시간가량 연속 진행된 공연에서 영국과 미국, 유럽의 톱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고, 특히 영국 팝가수 필 콜린스는 웸블리 무대를 내려오자마자 초음속 콩코드 비행기를 타고 필라델피아로 날아가 공연하는 기염을 토했다. 라이브에이드는 기아에 허덕이는 에티오피아 난민에서 비롯됐다. 아일랜드 펑크록 그룹 붐타운래츠를 이끌던 밥 겔도프는 1984년 우연히 TV를 시청하다 3000만 명의 에티오피아 난민들이 배고픔과 목마름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을 돕기로 결심한 그는 영국 및 아일랜드 출신 유명 뮤지션들과 일회성 프로젝트 그룹 ‘밴드 에이드’를 만들어 같은 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자선 싱글 ‘그들도 크리스마스를 알까?’를 발표했다. 앨범은 무려 300만장이 팔려나갔고, 800만 파운드의 기부금이 쌓였다. 미국 음악계의 호응에 고무돼 밥은 이듬해 영미 두 곳에서 동시 진행되는 자선콘서트 기획을 구상했고 60여명의 월드스
  • [씨줄날줄] 선거 TV토론/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선거 TV토론/이종락 논설위원

    선거에 TV토론이 도입된 때는 미국 대선으로 지난 1960년이다. 당시 미국 현직 부통령인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밀렸던 존 F 케네디 민주당 후보는 유창한 언변으로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성공해 접전 끝에 3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TV토론회는 미디어 정치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손꼽힌다. 이후 미국 대선은 언변이 뛰어나고 이미지 관리에 능한 빌 클린턴이나 버락 오바마 같은 후보들이 TV토론을 통해 승기를 잡는 사례가 잇따랐다. 우리나라에서 TV토론은 지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가 처음이었다. 이후 1996년 15대 총선과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TV토론을 실시해 유권자들의 후보자 선택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지난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의 후보자 TV토론은 완전시간총량제 자유토론, 스탠딩토론, 후보자 상호 정책검증 토론 방식 등을 도입해 우리나라 TV토론의 새로운 지평을 연 토론회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TV토론은 유권자에게는 정당의 정책이나 후보자들의 정견·자질·비전 등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이다. 정당과 후보자에게도 TV토론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공약·정견·정책과
  • [씨줄날줄] 중국인 출입국자 ‘제로’/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국인 출입국자 ‘제로’/박록삼 논설위원

    한국에서 중국은 일본만큼이나 가깝고도 먼 나라다. 유교적 가치를 공유하며 중국과는 주로 사대관계를 유지했지만, 백제·신라·고구려 등 삼국시대는 물론 고려와 조선을 이어 오면서 필요하다면 전쟁도 불사했던 사이다. 과거 한반도의 집권세력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독자성을 지키려고 노력해 왔다. 근현대에는 상하이를 시작으로 충칭까지 이어지는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을 국민당의 장제스 정부가 지지하며 연대했던 경험도 있다. 1949년 현재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이 건국한 뒤의 관계는 달라졌다. 냉전기에 6·25전쟁이란 열전을 거친 한반도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은 한국 정부로서는 멀리해야만 했던 나라였다. 민간 일부에서는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의 이념과 철학·가치를 실천하는 사회로 동경하기도 했으나 ‘문화대혁명’ 등을 지켜보며 불안해했다. 이념 대결의 시대가 저물어 가던 1988년 노태우 정부는 이른바 ‘북방정책’을 발표했다. 중국, 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와도 교류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1992년 8월 24일 한국은 중국과 정식 국교를 수립했다. 중국은 1950년 한국전쟁에서 비공식적으로 ‘항미원조전쟁’을 함께한 혈맹 북한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했다. 한국은 중화민국인 대만과 국교
  • [씨줄날줄] 언택트 경제/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언택트 경제/장세훈 논설위원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대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결제할 때마다 스마트폰에 저장해 둔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간편결제는 온라인 카드 결제액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 2월 온라인 카드 결제액은 1년 전보다 34.3% 급증했다. 정부와 서울시 주도로 2018년 12월 출시된 ‘제로페이’ 역시 적극적인 홍보에도 가맹점 수는 월평균 1만~2만개 정도씩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지난달에는 무려 8만 5000여개가 증가했다. 거래 과정에서 카드나 현금을 주고받지 않아도 돼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결제 방식의 변화는 소비 행태가 바뀐다는 것도 의미한다. 더욱이 언택트 경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낮추고 대면접촉에 따른 거부감이나 불편함도 덜어 줄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는 장기적 추세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의료 분야에도 적용된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 [씨줄날줄] 마스크와 WHO의 무능/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마스크와 WHO의 무능/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신종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지난해에는 ‘초예측’이란 저서를 통해 “가난한 나라는 공중위생과 공공보건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신종 감염병이 등장하면 전 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각국 시장이 단일한 세계경제로 통합되는 가운데 세계적인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테러리즘 등과 함께 ‘전 세계적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모든 사람이 신체·정신적으로 최고의 건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유엔의 전문기구이다. 1948년 설립 이후 천연두 박멸 등 세계적인 유행성 질병 및 전염병을 퇴치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194개 회원국의 공중보건 행정과 검역업무를 지원하고 연구자료 등을 생산, 보급해 왔다. 전염병 등 각종 질병을 통제하는 국제적인 컨트롤타워인 셈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는 “WHO의 무능이 큰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WHO는 세계 각국의 전염병 관련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을 때에도 중국의 대응을 칭찬하며 허송세월 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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