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정동영의 궤적/진경호 논설위원
정동영씨의 서울 관악을 선거구 출마 선언으로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두 개의 전선(戰線)을 갖게 됐다. 여야의 대결 구도에 야 대(對) 야, 구체적으로는 야권의 17·18대 대통령선거 후보, 즉 정씨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맞붙는 구도가 얹어진 것이다. 정부·여당 심판론에다 야당 심판론이 추가됐으니 임기 1년짜리 국회의원 4명을 선출하는 보궐선거치고는 그 정치적 의미가 사뭇 무거워졌다.
속된 말로 잘나가는 방송 앵커였던 정씨가 1996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로 20년간 거친 정당은 8개에 이른다.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 통합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에다 최근 몸담은 ‘국민모임’까지…. 언뜻 ‘철새 정치인’으로 매도될 만큼 화려한(?) 이력이다. 물론 선거 때마다 간판을 바꿔 단 야당사(史)를 감안하면 풍성한 당력(黨歷)만으로 그를 매도할 수는 없다. 그러나 17대 대선 패배 후 과거 15·16대 총선에서 내리 전국 최다 득표의 영예를 안겨 준 전북 전주 덕진을 떠나 서울 동작을(2008년 18대 총선)과 다시 전주 덕진(2009년 4·29 재·보선), 서울 강남을(2012년 19대 총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