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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물가 좀 잡히겠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물가 좀 잡히겠습니까/오병남 논설실장

    참 딱한 노릇이다. 정부가 연초부터 물가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치솟는 물가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5%나 뛰었다. 27개월 만에 최고다. 1월 4.1%에 이어 2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이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2%나 급등했다. 기름값은 12.8%, 농축산물 등 신선식품 지수는 25.2%나 올랐다. 1월 식품물가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고(11.6%)다. 가히 살인적이라 할 만한 물가고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 몰아친 ‘피플파워’ 여파로 ‘3차 오일쇼크’까지 우려되는 상황인 데다 국제 곡물·원자재 값의 폭등세도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 글로벌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택한 초저금리·고환율, 사상 최악의 구제역과 이상한파 후폭풍 등 대내적인 악재도 여전하다. 물가 앙등이 장기화·구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달과 지난주 잇따라 대책을 내놓았지만, “미시적인 접근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만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특히 가격통제와 고통분담 등 1970~80년대식 낡은 정책수단에 힘을 실은 것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사실 이같은 물가 상황은 지난
  • [서울광장] 신공항·과학벨트 ‘히딩크’ 필요하다/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신공항·과학벨트 ‘히딩크’ 필요하다/박대출 논설위원

    기자가 대학을 갓 졸업했을 때다. 축구 선수인 후배가 이런 말을 했다. “큰일났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대 출신이 온다더라.” 이해하기 어려웠다. 선수 생명이 감독에 달렸다니. ○○대 출신 선수는 살고, 경쟁 대학 출신은 죽는다는 얘긴가. 공정의 게임을 꼽자면 스포츠가 으뜸이다. 실력으로 선수를 뽑고, 승부를 가리면 그만이다. 2중 잣대가 있는가. 후배의 엄살로 여겨졌다. 그러고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기억은 되살아났다. 2000년 11월. 한국 축구는 승부수를 띄웠다. 히딩크를 구원천사로 불렀다. 히딩크의 초반 성적은 초라했다. 비난과 주문이 쇄도했다. 누굴 빼라, 넣어라, 전술은 4·4·2를 써라, 3·4·3을 써라. 그는 개의치 않았다. 스스로의 잣대만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그리고 4강 신화를 일궈냈다. AFP통신은 “월드컵 72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변 중의 하나”라고 격찬했다. 히딩크는 학연도, 지연도, 혈연도 없다. 한국의 어떤 ‘줄’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비로소 한국 축구는 연고주의로부터 해방됐다. “바로 이것이 히딩크의 진정한 가치다.” 축구계에서 활동하는 친구의 평가다. 신공항, 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 [서울광장] 국회의원부터 줄인 뒤 ‘복지논쟁’ 하라/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회의원부터 줄인 뒤 ‘복지논쟁’ 하라/곽태헌 논설위원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5조 8786억 달러로 일본(5조 4742억 달러)을 제치고 세계 2위가 됐다. 하지만 1인당 GDP로 보면 중국은 지난해 4412달러로 일본의 10%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지난해 일본에서 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중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10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한 게 엄살만은 아니다. 지난해 수출 세계 7위에 오른 한국도 선진국은 아니다. 한국은 2007년 처음으로 1인당 GDP 2만 달러 고지에 올랐으나 그 뒤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주저앉았다. 3년 만인 지난해 가까스로 2만 달러를 다시 넘어섰지만 내세울 만한 성적은 아니다. 1인당 GDP로 보면 카타르는 8만 달러를 넘지만 선진국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선진국의 지표는 경제규모, 1인당 GDP, 공업화 진전도, 과학기술, 국민들의 의식수준 등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1980년대 초 사립대의 한 학기 등록금은 50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400만원쯤 된다. 25년 전 삼성·현대 등 대표적인 대기업 신입사원의 월급은 30만원선이었지만 요즘에는 200만원은 넘는다. 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 떨어지는 법이다. 일본과 옛 서독은
  • [서울광장] 한국정치 변화 주저할 시간 없다/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정치 변화 주저할 시간 없다/이춘규 논설위원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얼마 전 이른 아침. 서울 시내 중심부 한 특급호텔 회의실에서 일본 집권 민주당 비서협회(한국의 보좌관협회) 소속 비서 40여명을 상대로 조찬 강연을 했다. 두달여간의 사전 연락을 통해 요청받은 강연 주제는 ‘신문사 논설위원이 본 한반도 정세’. 일본 국회 휴회기 비서회의 한국 시찰 행사의 일환으로 강연을 해 달라는 요청에 응했다. 그들은 한국 정치와 남북 문제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다. 일본에선 정치인이나 일반 국민이 한반도의 정치·안보 정세에 특히 민감한 편이다. 그런데 당시 한국 정치권은 예산안 강행 처리를 둘러싼 사과 문제 등 때문에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었다. 남북관계도 연평도 사태 후유증 등으로 뒤틀려 있었다. 안보 리스크가 실제 이상 크게 부각된 시점이었다. 호텔 최상층부의 회의실은 꽉 찼다. 그들은 전날 주요 정당 고위 당직자들을 면담하는 등 일정이 빡빡했다. 그러나 아침 일찍 시작된 조찬 강연에 모두 참석했다.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더 한국의 정세를 알고 싶은 듯했다. 그들은 궁금했던 한국의 현재 정치 상황, 내년 총선과 대선 전망,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한반도의 2012년 문제 등에 대한 강연 내용을
  • [서울광장] 물가 시그널 확실히 줘야 한다/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물가 시그널 확실히 줘야 한다/주병철 논설위원

    지금의 물가대란은 3년 전 이맘때와 꼭 닮았다. 2008년 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금처럼 4%대를 훌쩍 넘어섰고 정부는 52개 품목으로 구성된 이른바 ‘MB물가’를 만들어 관리에 나서겠다고 법석을 떨었다. ‘대란’(大亂)이니 ‘때려잡기’니 하는 용어도 그대로다. 정유·통신업계가 공공의 적이 된 게 다를 뿐이다. 물가상승 요인은 이상기후 영향에 따른 농산물 생산 감소, 구제역·전세 파동, 국제유가·원자재값 급등 등으로 복합적인데, 정부와 업계는 원가 논쟁을 벌인다고 야단이다. 원가를 알아낸다고 물가가 잡힌다는 보장도 없는데 말이다. 참 답답한 노릇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이참에 독과점 구조를 가진 업계의 담합 여부 등은 집중 점검해 볼 만하다. 업계의 은밀한 비밀을 제대로 캐낸다면 ‘그동안에 뭘하고 있었느냐.’는 비아냥은 들을지언정 독과점 폐단을 확 바꾸는 호기가 될 수 있다. 인플레 기대심리를 조기에 차단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문제는 미시적인 처방으로 물가가 안정되겠느냐는 얘기다. 어려울 때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물가대란의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 체질 개선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간과해
  • [서울광장] 불감의 껍데기부터 벗겨내자/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불감의 껍데기부터 벗겨내자/김성호 논설위원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이 결국 성난 민심에 무릎을 꿇었다. 사퇴 의사를 번복하다가 쫓기듯 하야 성명을 낸 독재자의 말로가 비참하기 짝이 없다. 망명처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데다 혼수상태설까지 나돈다. 30년 독재의 추악함은 그와 일가가 빼돌리고 감춘 재산의 덩어리가 고스란히 보여준다. 우방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은닉한 검은 돈이 최고 78조원에 달한단다. 그것도 모자라 퇴진을 외치는 시위가 이어지던 18일 동안 해외 자산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니 그 무지막지한 도덕 불감(不感)엔 붙일 말이 없다. 무바라크의 재산은 우리의 한 전직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는 그 대통령 말이다. 뇌물수수와 군 형법상 반란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에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대통령. 검찰이 강제집행을 통해 533억여원을 추징했다지만 1672억원의 추징금이 아직 남아 있다. 강제징수를 피하기 위해 쥐꼬리만큼의 자진 납부를 간간이 이어가는 회피와 모면의 기술에 놀랄 따름이다. 무바라크의 은닉 못지않은 도덕성의 불감과 실종이 아닌가. 지금 우리 사회에 퍼진 불감증이 어디 전직 대통령의 도덕뿐일까. 그 엄청난 피해와 상처를 수없이 겪고도
  • [서울광장] 인사만 잘해도 성공한 대통령이다/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인사만 잘해도 성공한 대통령이다/김종면 논설위원

    감사원장 자리가 비어 있다. 개각설도 나온다. 또 인사 회오리가 몰아치지는 않을까. 이제부터라도 지난 인사의 잘못을 따져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권은 망각 모드다. ‘처갓집 청문회’니 뭐니 난리를 치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 태평하다. 투기의혹 등으로 일부 여당의원조차 외면한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야당의원에게 협조를 구하는 전화까지 했다고 한다. 소통의 진정성이 읽힌다. 한데 그 전화 정치의 알맹이가 고작 ‘공직 부적절’ 인물에 대한 부탁이라니…. 국가의 명운이 걸린 일에 초당적 협조를 구한다든가 하는 것 같은 내용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누가 뭐가 되든 하루하루 부대끼며 살아가는 서민의 삶은 달라질 것이 없다. 그럼에도 마치 자기 일이라도 되는 양 공직인사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층이 바로 서민이다. 가진 게 많은 이들은 도리어 무관심하다. 진정 서민과 친한 정부라면 마땅히 인사 정의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거창한 지사형 인물을 바라는 게 아니다. 최소한의 도덕적 자질만 좀 갖춰 달라는 것이다. 한번 낙마했으면 다음에는 더욱 엄정한 잣대로 후보를 뽑고 청문을 거치게 해
  • [서울광장] 임기 2년짜리 감사원장?/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임기 2년짜리 감사원장?/최광숙 논설위원

    청와대가 감사원장 인선을 놓고 고심한다고 한다.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해서라는데, 그도 그럴 것이 낙마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웬만한 카드를 내밀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누구는 이래서 안 되고, 누구는 어디에 걸린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걸 보니 4개월이 넘도록 공석인 감사원장감을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선이 어려운 것은 ‘임기 2년짜리 감사원장’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단행된 인사가 번번이 실패한 것을 보면 현 정부가 감사원장 임기까지 멀리 내다보고 인사를 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 문제를 염두에 두고 인사하는 것이 훗날 시빗거리를 막을 수 있다. 감사원장은 임기가 4년이다. 그것도 헌법이 보장해 주는 임기다. 그런데 왜 이번 감사원장의 임기가 4년이 아닌 2년이란 말인가? 그 이유는 새 감사원장이 빠른 시일 내 임명절차를 거쳐 올해, 내년 열심히 일해도 2년 정도를 채우면 정권이 바뀌어 새 대통령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가 감사원 위상에 걸맞은 도덕성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한들 그게 별로 중요하지 않을 ‘정치의 계절’이 온
  • [서울광장] 거꾸로 가는 복지논쟁/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거꾸로 가는 복지논쟁/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정치권의 복지 논쟁이 뜨겁다. 민주당이 치고 나가고 한나라당은 맞받아치는 형국이다. 쟁점은 실현 가능성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부자 감세 철회, 4대강 등 비효율적 예산 절감, 건강보험료 인상, 비과세 감면비율 축소 등으로 무상복지의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한나라당은 증세나 재정 건전성 악화를 수반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민주당의 주장을 ‘선동정치의 전형’으로 몰아붙인다. 양당 모두 지지기반 확산을 겨냥하고 있으나 이념적인 토대는 좌·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선택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우파이고, ‘보편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좌파로 편가르기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무상복지든, 70% 복지든 정치권의 복지논쟁은 앞뒤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 시점에서 왜 복지가 화두가 돼야 하는지에 대한 진단이 빠졌다.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절실한 과제는 양극화 문제다. 외환위기 이후 확산된 산업별·기업 규모별·계층별 양극화는 지속적인 성장을 저해할 정도로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100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절대빈곤·근로빈곤·저소득층은 성장에 동참할 기회도 박탈당하고 있을뿐더러, 동참하더라도 배분과정에서
  • [서울광장] 복지는 정치의 힘이다/박홍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복지는 정치의 힘이다/박홍기 논설위원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지난 2009년 12월 “당신 같은 부자도 아동수당을 받을 생각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중학교 졸업 전인 16세까지 매달 2만 6000엔씩을 주기로 한 민주당의 아동수당을 둘러싼 소득제한론 논란이 한창 진행되던 때다. 아동수당은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의 ‘생활 제일’을 뒷받침하는 복지정책 가운데 대표 격이다. 정치인 중 가장 부자인 하토야마 총리는 “받아 기부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어린이의 성장은 사회 전체가 지원한다는 취지 아래 가계소득에 관계없이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연 2000만엔 이상의 고소득 가정을 제외하는 안도 검토했으나 해당 자녀 연령층이 1% 미만인 수만명에 불과,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기부 제도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보편적 복지를 선택한 것이다. 현재 아동수당은 당초 약속과는 달리 재정 탓에 절반인 1만 3000엔만 주고 있다. 복지는 돈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일본 민주당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요소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였다. ‘지교시와케’( 事業仕分け)라는 국책사업 및 예산 재평가를 위한 공개심의를 통해서다. 2009년 12월 첫 공개심의에서 1조 7700억엔의 예산을 깎아 재원을 확보
  • [서울광장] 이제 박지성을 놓아 주자/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이제 박지성을 놓아 주자/오병남 논설실장

    축구공 하나에 세계가 흥분하고 열광하는 것은 거기에 영웅이 있기 때문이다. 둥근 공 하나에 삶을 건 영웅들의 열망과 몸짓은 우리의 원초적 목마름을 채워 주기에 충분하다. 박지성은 두말없는 한국 축구의 영웅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그는 한국을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올려 놓았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기적 같은 4강신화를 일궈 냈지만, ‘안방 결실’이라는 이유로 세계축구계의 강호로 대접받지는 못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첫 경기에서 토고를 2-1로 꺾은 것이 월드컵 출전 52년 만에 거둔 첫 원정승리임을 감안하면, 한국이 그동안 축구변방에 머물러 왔음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남아공월드컵 16강은 한국이 세계축구의 주류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음을 말해 준 쾌거다. 1882년(고종 19년) 영국 군함 플라이호스 병사들을 통해 움튼 한국 축구의 역사를 128년만에 새롭게 쓴 셈이다. 그 중심에 대표팀의 ‘영원한 캡틴(주장)’ 박지성이 있다. 그런 그가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막을 내리는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전이 끝난 뒤 처음 은퇴를 시사한 이후 그의 거취는 한국 축구계
  • [서울광장] 개헌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개헌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곽태헌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필요하다면 개헌도 국회에서 논의할 것”이라는 원론적 수준의 개헌론을 꺼냈다. 2009년 8·15 경축사에서는 “선거 횟수를 줄이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개헌론을 제기했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개헌론이 연초부터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에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의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개헌에는 긍정적이다. 직선제를 통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핵심으로 하는 현 헌법(9차개헌)은 1987년 서슬 퍼런 전두환 대통령의 ‘호헌론’에 맞선 ‘피플파워’의 소중한 결과물이다. 정부 출범 뒤 개헌은 발췌개헌(1차), 사사오입개헌(2차), 3선개헌(6차), 유신개헌(7차), 국보위개헌(8차) 등 오욕으로 가득찼으나 9차개헌은 평화적인 방법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 현 헌법은 최장수인 23년의 수명을 자랑하고 있지만 경제·사회적인 상황이 변화하면서 새로 담을 내용도 생겨났다. 21세기에 맞는, 통일을 염두에 둔 헌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개헌을 한다면 정부형태와 대통령의 연임 여부 등이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 [서울광장] 햇볕론 vs 난방론/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햇볕론 vs 난방론/박대출 논설위원

    태양은 에너지다. 수력·풍력도 태양에서 유래한다. 나무·석유·석탄은 태양열로 생산된다. 태양열은 빛으로 전달된다. 그 빛은 1억 4960㎞ 떨어진 지구를 밝게 한다. 따뜻하게도 해준다. 태양은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공짜다. 혜택은 무한하고, 반대급부도 없다. ‘햇볕’을 붙이려면 이런 조건이 필요하다. 대북 햇볕정책을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한쪽에선 폐기를 외친다. 일방적 퍼주기라는 시각이다. 다른 쪽에선 존속으로 맞선다. 평화 비용, 통일 비용이란 개념이다. 양측엔 공통 분모가 있다. 공짜가 아니라는 것이다. 퍼주기든, 비용이든 돈이 든다. 이 때는 햇볕을 붙이면 곤란하다. 돈이 들면 햇볕이 아니다. 그건 난방이다. 햇볕이라고 하면 기만이다. 공짜인 것처럼 포장하는 속임수다. 햇볕정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원조다. 1998년 영국 런던대 연설에서 처음 사용했다. 강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 외투를 벗게 한다고 했다. 바람은 강경책을, 햇볕은 유화책을 상징했다. 햇볕정책은 노무현 정부도 계승했다. 두 정권은 금과옥조로 삼았다. 그런데 통일부와 수출입은행 등의 통계를 보자. 현금 29억 222만 달러, 현물 40억 달러에 이른다. 10년간 북한에
  • [서울광장] 새해 인생 대청소를 해보자/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새해 인생 대청소를 해보자/이춘규 논설위원

    일본에서는 지난해 ‘단샤리’(斷捨離), ‘단샤리 권유’ 등의 책이 짧은 기간 10만권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단샤리는 물건이나 생각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마음의 평온상태를 찾으려는 요가철학에서 따온 말이다. 10여년 전 제안될 때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불황이 장기화되고, 정치도 혼돈을 거듭하자 단샤리가 주목받게 되었다. 쓰지 않는 물건은 필요한 곳에 돌려주자는 새 환경운동과도 맞물렸다 단샤리. 물질의 홍수 속에서 필요없는 것을 차단하고(斷行), 쓰지도 않으면서 쌓아둔 물건들을 버려 정리하고(捨行),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나 집착에서 한 걸음 떨어져야(離行) 여유 있는 스스로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대중소비시대 물질의 홍수 속에서 살아 온 일본인들이 복잡한 것을 정리해야 한다고 공감한 것이다. 그래서 개인은 단샤리 사고, 기업은 단샤리 경영에 주목한다. 인터넷 포털에는 책들과 관련된 수많은 블로그가 개설됐다. 많은 토론마당도 생겼다. 동호회도 우후죽순의 기세다. 주변을 정리하면서 생활한다는 ‘단샤리하다.’라는 말도 탄생했다. 일본열도에 가히 단샤리 열풍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바람이 거셌다. 단샤리 경영 기법에 따라 다케다약품은 적자가
  • [서울광장]2011년 첫날 내다본 10년/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2011년 첫날 내다본 10년/육철수 논설위원

    한달 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월드컵 개최지 발표를 밤늦도록 TV로 지켜보았다. 2018년엔 러시아, 2022년엔 카타르로 결정되자 아쉬움이 밀려왔다. 8년 뒤, 12년 뒤에나 있을 먼 훗날의 일인데 한국의 2022년대회 유치 실패는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안겼을 것 같다. 러시아와 카타르대표단이 환호하는 모습에서 양국 국민들이 가졌을 희망과 흥분을 엿볼 수 있었다. 월드컵 불발로 세계의 시선이 다른 데로 옮겨지고, 국민의 자부심과 경제효과 등 유·무형의 기회를 잃은 것 같아 미련이 많이 남았다. 그런데 가만히 따져 보니 2022년이면 내 나이가 환갑을 넘긴 60대 초반이다. 까짓것 뭐, 그때가 언제 올 줄도 모르는데 공연히 마음만 상했다고 여기며 애써 허탈함을 추슬렀다. 그래도 미래의 희망을 하나 더 갖는다는 것은 해당 국가나 국민에게 축복이고 행운이다. 적어도 월드컵이 열릴 때까지 그들의 마음은 풍요로울 테니까. 새해가 밝았다. 2010년 12월 31일과 2011년 1월 1일은 단 하루 상간. 시간상으론 평범한 어제와 오늘일 뿐이다. 인생을 여기까지 오게 해준 어느 하루도 소중하지 않은 날은 없다. 그래도 날짜마다 의미 부여에 따라 크게 다를
  • [서울광장] 경인년 세밑의 備忘(비망) /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경인년 세밑의 備忘(비망) /김성호 논설위원

    ‘내일 비록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이 세계적인 명언을 남긴 네덜란드의 스피노자(1632~1677)는 파란 많은 질곡의 생을 살다 간 철학자다. 빼어난 철학자였으면서도 사업가, 보석밀매업자, 안경제조업자를 전전하며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천재. ‘자연이 곧 신’이라는 범신론으로 해서 괴테는 그를 ‘신에 취한 사람’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런 그가 말년에 간절하게 부르짖은 사과나무의 희망은 불확실성을 핑계로 현실을 바로 보지 않는 왜곡과 태만에 대한 경계와 다름없을 것이다. 얼마 전 영국 일간 가디언이 올 한해 화제가 됐던 단어와 신조어 20개를 추려 그 의미를 기발하게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그 해석들엔 유난히 왜곡과 진실의 은폐가 범람한다. 리스트의 맨 위에 등장한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Assange)는 ‘방종을 경건한 행위처럼 가장하는 행동’으로 소개됐다. 그런가 하면 긴축(Austerity)은 ‘독실한 척하는 비열한 짓’이고, 적자(Deficit)는 ‘잘못된 행동에 대한 변명’이란다. 과장과 비약의 억지 인상이 짙지만, 현실의 가장과 숨기기를 겨냥해 빗댄 뉘앙스들이 신선하다. 가디언의 단어
  • [서울광장] 다른 종교의 포용에 관한 대통령령/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른 종교의 포용에 관한 대통령령/함혜리 논설위원

    기원전 3세기 경 인도 마우리아 제국에 아소카(Asoka)라는 왕이 있었다. 용맹스러웠던 그는 수많은 전쟁을 치르며 영토를 넓혀 인도 최초로 통일 국가를 이뤘다. 왕위에 오른 지 8년째 되던 해 칼링가국 정복에 나선 아소카 왕은 피비린내 나는 정복전을 치르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깊이 느끼고 무력에 의한 정복을 그만두었다. 대신 불교를 믿으며 모든 인간이 지켜야 할 윤리와 법에 의한 통치를 실현하고자 했다. 불교를 융성하게 하는 데도 힘을 쏟았지만 동시에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항상 강조했다. 종교로 인한 갈등이 얼마나 큰 불행을 초래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돌기둥에 새겨진 아소카 왕의 칙령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누구나 자신의 종교만을 숭앙하고 다른 종교를 저주해서는 안 된다. 다른 종교도 존중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자신의 종교에 무덤을 파는 것이며 다른 종교에 해를 끼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해하는 것이 좋다. 경청하라. 다른 종교의 가르침이나 교의에도 귀를 기울이라.” 230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지금 우리나라에 이런 내용의 칙령을 선포하면 어떨까. 군주나 황제가 없으니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그 주체가 된
  • [서울광장]군인 홀대하는 나라엔 안보가 없다/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군인 홀대하는 나라엔 안보가 없다/최광숙 논설위원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건으로 희생된 전사자 2명에 대해 “전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호된 뭇매를 맞았다. 결국 그는 사과했지만 이를 바라본 국민 마음은 아직도 씁쓸하기만 하다. 군 장성 출신이면서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보온병 들고 ‘포탄 쇼’를 벌일 때는 따져보지도 않고 “이건 76㎜, 저건 122㎜ 방사포”라며 후한 인심을 아끼지 않던 그. 그런 그가 적이 쏜 총에 쓰러진 꽃 같은 젊은이들의 목숨에는 나름대로 엄격한 기준으로 전사냐 아니냐를 가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담배를 피우다가 파편 맞은 것이 전사냐.”는 그의 발언이 어찌 그만의 생각일까 싶기도 하다. 북한과 대치한 연평도에서 군 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전투다. 그들이 전사자일 뿐 아니라 ‘영웅’인 이유가 거기 있다. 나라를 위해 말년 휴가를 떠나는 배에 몸을 싣지 않고 귀대한 것도, 연평도를 수호하는 과정에서 일상을 보내는 것도 용사들의 모습이다. 미국에서 군인들이 어떻게 대접받는지를 볼 기회가 있었다. 지난해 한 대학병원의 응급실을 찾았다가 한쪽 벽면에 이라크 등에 파병된 군인 20여명의 사진이 걸려 있어 놀랐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를 비롯
  • [서울광장] 대북정책 강온 포트 폴리오 다시 짜야/구본영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대북정책 강온 포트 폴리오 다시 짜야/구본영 수석논설위원

    며칠 전 외신을 타고 온 한 장의 야경(夜景) 사진에 ‘필’이 꽂혔다. 미국 해군연구소가 지난 10월 말 촬영한 한반도 위성 사진이다. 중국과 일본의 환한 밤풍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남쪽 전역도 휘황한 불빛에 휩싸여 있었다. 이에 비해 북녘은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다. 아스라이 먼 은하계의 별빛처럼 평양에서만 희미한 빛이 보일 뿐이었다. 분단 65년간 남북의 궤적을 극명하게 보여준 단면도였다. 하기야 불야성(不夜城)을 이루는 남쪽 도시엔들 어디 부조리와 문젯거리가 없으랴. 하지만 대한민국 밤의 조도는 세계 11∼14위권의 국내총생산에 필적한다. 반면 낮엔 강성대국의 깃발로 뒤덮이지만, 밤엔 전등 하나 켤 여력도 없어 암흑 천지로 변하는 게 조선인민공화국의 남루한 초상화다. 사실 북한식 주체경제는 이미 파산상태다. 주민들에 대한 식량배급을 포기한 마당에 더 이상 사회주의 체제라고 하기도 민망하다. 에너지와 식량 등 중국이 놓아주는 수액주사와 남한과의 경협으로 버티고 있는 형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이를 아예 모르진 않을 게다. 오히려 그런 절망적 상황 때문에 핵개발에 매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북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시찰했던 미국의 지그프
  • [서울광장] 오세훈 서울시장과 ‘호우지시절’/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오세훈 서울시장과 ‘호우지시절’/노주석 논설위원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가 무상급식을 놓고 전쟁 중이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조례가 통과된 이후 시의회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처리시한은 오늘로 끝나지만, 시의회를 지배하고 있는 민주당은 예산안 심사를 보류할 작정이다. 오 시장도 시의회가 조례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시정 질의는 물론 예산안 심의에 응하지 않을 태세다. 서울시를 지탱하는 두 축, 집행부와 의회가 파국을 향해 질주하는 모양새다. 겉보기엔 집행부와 의회의 예산편성을 둘러싼 힘겨루기다. 속을 들여다 보면 최대 격전지 서울에서 치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대 정당의 대리전이다. 2012년 대선의 전초전이다. 승패를 떠나서 교육과 복지가 혼재된 무상급식 문제는 차기 대선의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는 듯하다. 무상급식의 잘잘못이나, 합·불법을 따질 생각은 없다. 문제는 대중영합주의다. 포퓰리즘이 우리 사회에서 지배 이데올로기화하는 데 심각성이 있다. 갈수록 심해질 조짐이다. 아르헨티나, 그리스, 아일랜드 사례에서 보았듯이 교육이나 복지분야의 포퓰리즘은 나라를 거덜낸다. 연평도 포격 도발로 잠시 물결이 일렁거린 적전(敵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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