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에 학계 연구성과 적극 반영해온 최몽룡

역사 교과서에 학계 연구성과 적극 반영해온 최몽룡

입력 2015-11-05 14:53
수정 2015-11-05 14:5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2007년엔 청동기 역사 수정…”매년 교과서에 새 내용 넣어”

새로운 중·고교 역사 교과서의 상고사 부분 대표 집필자인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는 과거에도 최신 연구성과를 교과서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왔다.

5일 학계 등에 따르면 최 명예교수는 국정제였던 1988년부터 2012년까지 24년간 고교 국사 교과서를 집필했다.

이 기간 그는 단순히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과서를 서술하는 것을 넘어서 끊임없이 내용을 고쳐 나가면서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가르치려고 했다.

대표적 사례 중 하나가 2007학년도 국사 교과서에서 청동기 역사 시작 시점을 최대 1천년 앞당긴 것이다.

당시 교과서의 ‘고조선과 청동기 문화’ 단원을 보면 ‘신석기 말인 기원전 2000년경에 중국의 요령(랴오닝), 러시아의 아무르 강과 연해주 지역에서 들어온 덧띠새김무늬 토기 문화가 앞선 빗살무늬 토기 문화와 약 500년간 공존하다가 점차 청동기 시대로 넘어간다. 이때가 기원전 2000년경에서 기원전 1천500년경으로, 한반도 청동기 시대가 본격화된다’고 기록돼 있다.

이는 한반도에 청동기 문화가 전파된 시점을 종전보다 500년에서 1천년 앞당긴 서술이다.

최 명예교수는 당시 인터뷰를 통해 “강원도 정선과 춘천, 홍천, 경기도 가평, 인천 계양구, 경남 진주 등지에서 최근 출토된 유물 등을 근거로 한반도에 청동기 문화가 전래된 시기를 앞당겼다”고 서술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교과서 집필자이자 학자로서 답보하지 않은 것은 그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그는 정년퇴임식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한 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일로 교과서 편찬을 꼽으며 “매년 새로운 자료에 바탕을 둬 보완해 나가는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의 매년 교과서 기술을 바꾼 탓에 고등학교 국사 선생님들이 나를 매우 싫어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는 반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2017학년도부터 적용되는 단일 교과서는 아직 집필진이 다 꾸려지지 않은 상태지만, 최 명예교수는 집필자로 선정된 직후 최신 고고학 성과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나섰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5일 오전 단양 수양개 유적과 제주 고산리 유적 발굴기관에 연락했다”면서 “책임자가 조사 자료를 보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가 상고사 부문 대표 집필자인 만큼 앞으로 집필진이 완성되면 해당 연구를 교과서에 반영할지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그는 또 자신이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았던 2013∼2015년에 나온 것(연구)을 다 정리해서 교과서에 넣을 예정이라고 밝혀 상고사 단원이 현행 교과서와 상당 부분 바뀔 가능성이 있다.

전체 교과서의 40쪽가량을 집필할 것으로 알려진 최 명예교수는 “지면을 달라고 해야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보면 새 역사 교과서는 상고·고대사 비중이 현행보다 늘어날 예정이다. 상고·고대사 대비 근현대사 비중은 현행 5대5에서 6대4로 조정된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