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소년원내 고봉중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으로 수험생들이 시험을 보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소년보호교육기관이 수능 시험장으로 지정된 것은 2004년 이후 10년만으로 고봉중고는 전학년도까지 10명 이하가 수능에 응시했으나 올해 25명이 대거 응시함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법무부 요청을 받아들여 시험장으로 지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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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소년원 고봉중고등학교(35지구 27시험장)에서도 소년원생 23명이 수능시험에 응했다.
오전 7시 50분 생활관에 머물던 원생들이 하나 둘 교육관인 고봉중고 건물 1층 시험실로 향했다.
소년원생들은 평소 공부하던 교실 2곳으로 들어가 긴장한 표정으로 1교시 시작종이 울리길 기다렸다.
고사장 안팎에는 감독관 8명 등 본부요원 23명과 다른 시험장과 마찬가지로 지역 경찰 2명도 배치됐다.
애초 25명이 응시할 예정이었으나 보호감호 기간이 만료해 퇴원한 3명 중 2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결시하면서 응시자가 줄었다.
응시자들은 지난 8월 검정고시에 합격한 소년원생들로 평균연령은 19세이다. 남자만 수용하는 기관이라 여자 응시자는 없었다.
작년까지 10명 미만의 원생이 수능응시를 희망했던 서울소년원은 올해부터 ‘수능준비반’을 만들며 진학교육에 힘썼다.
혼자서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외부 시험장으로 나가 시험을 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선뜻 수능시험 지원을 하지 못했던 소년원생들을 위한 배려였다.
외부 강사를 영입하는 등 약 3달 수능반을 운영해 온 결과 스무명이 넘는 소년원생이 시험에 지원했고, 경기도교육청은 고봉중고등학교를 시험장으로 지정했다.
소년원 수능시험장 지정은 2004년 지금은 폐교된 안산예술종합학교 이후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소년원 관계자는 “수능반이 생기고 난 뒤 시험을 보겠다는 원생들이 늘었다”며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소년원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한겨울철에나 나눠주는 두꺼운 외투를 부랴부랴 꺼내 소년원생들이 시험을 치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서울소년원은 만12∼19세 미만 청소년 가운데 법원 소년부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을 수용하는 기관으로, 원생들은 교과교육 또는 직업훈련 중 하나를 선택해 수용기간 동안 사회로 돌아갈 교육을 받는다. 현재 230명이 수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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