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1학년, 세월호 사고로 심리치료 받는 2학년 대신 응원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38지구 제3시험장 경기도 안산시 부곡고등학교 앞.단원고 1학년 학생 4명과 교사 1명, 학부모 1명은 오전 7시께부터 수험장에 속속 도착하는 단원고 3학년 학생들에게 핫초코 음료를 건네며 이들을 응원했다.
한 남학생은 3학년 선배들이 100여명이 넘는 다른 수능 응원 인파 속에서 자신들을 알아볼 수 있도록 ‘단원고 수능응원단’이라고 적힌 A4용지를 높이 들어보이기도 했다.
영하로 떨어진 추운 날씨였지만 새벽 6시 40분부터 학교 정문 앞에서 응원을 준비했다는 한 여학생은 “심리치료를 받는 2학년 대신 3학년 선배들이 수학능력고사를 잘 치르도록 응원하러 왔다”며 “1학년 학생회와 지원자 몇 명이 인근 고사장에 배치돼 응원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날도 추운데 선배들이 떨지 않고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단원고 3학년 재학생 505명 중 수능에 응시한 474명과 단원고 졸업생 46명은 주거지 인근 부곡고, 초지고 등 12개 학교에서 각각 수능시험을 치른다.
단원고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부터 현재까지 2학년 교실이 그대로 보존돼 있기 때문에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장에서 제외됐다.
한편 응원을 마친 1학년 학생들은 다시 단원고로 돌아가 오전 9시부터 정상 수업을 받았다.
단원고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때문에 수업 결손 일수가 많아 1학년 학생들의 수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이런 사정 때문에 단원고 선생님들은 수능 감독관으로 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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