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비서관 신뢰”…인적 쇄신은 없었다

“세 비서관 신뢰”…인적 쇄신은 없었다

입력 2015-01-13 00:00
수정 2015-01-13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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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박근혜 대통령의 12일 신년 기자회견 내용은 인사 측면에서 ‘청와대 대폭, 내각 소폭’ 개편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사실상 교체 의지를 피력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비서실장은 정말 드물게 보는 사심이 없는 분이고, 자리에 연연할 이유도 없이 옆에서 도와줬다”며 김 실장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드러내면서도 “당면한 현안을 수습하고 결정할 문제”라며 교체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세 비서관에 대해서는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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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도중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배석해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도중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배석해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청와대 개편은 예상보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인사’ 개편 요구에 ‘조직’ 개편으로 답했다. “좀 더 큰 틀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라고 청와대의 한 주요 인사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특보단 구성을 언급했고 정책 홍보 기능을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정책 홍보 기능 강화 방침으로 미뤄 청와대에 ‘정책실’ 같은 조직이 추가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조직의 형태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개각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해양수산부라든지, 꼭 개각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데를 중심으로 검토를 해 나가겠다”고 좁혀 말했다. 개각이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3년차 상반기를 경제에 집중하려는 박 대통령이 인사 검증과 청문회로 힘이 분산되는 것을 원치 않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모두 연설에서 경제 3개년 계획에 20여분을 할애했다.

이 모든 업무는 김 실장이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김 실장은 ‘한동안’ 유임이라 할 수 있다. 명예 퇴진의 길이 열린 것이기도 하다. 여권 일각에서는 다음달 중·하순 설이 분기점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문건 파동과 관련, “이번 문건 파동으로 국민 여러분께 허탈함을 드린 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며 ‘송구’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특검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회견에서 지난해처럼 ‘통일 대박’, ‘경제 3개년 계획’ 등 야심 찬 비전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청와대의 핵심 인사는 “5년 단임제에서 3년차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겠느냐. 이미 제시된 비전의 실천에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해석했다.

회견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예상대로 엇갈렸다. 야당은 “국민의 국정 쇄신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여당은 “고뇌에 찬 자성을 쇄신의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여당 일부에서도 “국민의 눈높이와 거리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에는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2015-01-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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