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의 전쟁터 된 교문위 국감

이념의 전쟁터 된 교문위 국감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15-10-08 23:16
수정 2015-10-09 04:0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방으로 파행

 “정부·여당의 큰 권력자가 친일 내력을 갖고 있다.”(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의 명예 회복을 위해 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것처럼 오해할 소지의 발언을 삼가라.”(윤재옥 새누리당 의원)

이미지 확대
황부총리에 항의하는 이종걸 이종걸(왼쪽)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찾아가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황부총리에 항의하는 이종걸 이종걸(왼쪽)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찾아가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는 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오전 10시쯤 시작한 국감은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만 이어지다 2시간여 만에 정회됐다. 오후 4시쯤 속개됐지만 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을 제외한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반쪽’으로 진행됐다.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도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교육부가 현행 교과서의 편향성 문제를 담은 ‘고교 역사 교과서 분석’ 자료를 여당 측에 제공한 반면, 새정치연합에는 제출을 거부하면서 질타가 쏟아졌다. 급기야 박주선 교문위원장이 ‘자료 열람’ 중재안을 내놨지만 새누리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밤늦게까지 설전과 정회를 거듭한 끝에 오후 10시 45분쯤 박 위원장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12일까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12시간여 만에 빈손으로 끝났다.

 이날 새정치연합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결정한 것은 사실상 청와대”라며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배재정 의원은 “아버지는 군사 쿠테타, 딸은 역사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검정 교과서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국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재중 의원은 “검정 교과서를 보면 국가안보에 걱정되는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 부총리는 “박 대통령이 교육부에 내린 큰 지침은 ‘균형 잡힌,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라’는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자라나는 미래 세대를 위해 제대로 된 교과서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새정치연합의 계속된 의사진행 발언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야당 의원이 거칠게 반박한 데 대해 “이 사람 말 조심해”라고 소리치자 즉각 “이 사람이라니…”라며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5-10-09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