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주둔군지위협정 ‘미군 유지 비용은 모두 미국 부담’ 규정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문제가 논란을 야기하면서 한미 국방 분야의 관련 협정 내용이 주목받고 있다.일단 주한미군의 한국내 지위와 유지 비용, 영토 사용 등의 전반적인 근거가 되는 규정은 1953년 서명된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의거해 1966년 체결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이다. SOFA는 체결 이후 1991년과 2001년 일부 개정됐다.
이 가운데 주한미군의 유지에 수반되는 경비의 분담에 관한 원칙을 규정한 것은 제 5조다.
SOFA는 제 5조 1항의 ‘시설과 구역-경비와 유지(Cost and Maintenance) 항목에서 ’미국 측은 협정의 유효기간 한국에 부담을 과하지 않고 미군의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한다‘고 규정한다.
같은 조 2항은 ’한국 측은 주한미군 시설과 구역, 통행권 등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와 같은 SOFA 조항을 근거로 1조원에 달하는 사드 배치 비용은 미국 측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사드가 주한미군의 장비인 만큼 직접적인 유지에 따르는 비용은 예외 없이 미국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SOFA 제 5조에 대한 ’특별조치‘인 주한미군방위비분담협정(SMA)을 미국 측이 파고들 가능성이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이 협정은 주한미군 주둔에 관련된 경비의 일부를 한국이 부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4~2018년 한국 지원분을 결정한 최근의 협정은 2014년 2월 2일 체결됐으며,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은 9천507억 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유지 경비는 미국이 부담하도록 되어있는 SOFA와 주둔 경비를 지원하도록 하는 SMA가 법적으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SMA는 제 1조에서 대한민국 지원분은 ’인건비 분담‘, ’군수비용 분담‘, ’대한민국이 지원하는 건설‘로 규정한다. 인건비 분담은 현금 지원이며, 군수비용 분담은 현물 지원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와 관련,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 차원으로도 사드에 대한 직접적인 비용이 포함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특정 무기체계 운용 비용을 지불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SOFA는 물론 SMA을 고려해도 현재의 법적 체계 안에서 사드 자체에 대한 한국 측 비용 부담을 포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드가 향후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인이 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미국이 SMA 재협상을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과, 현재 체계 안에서 포괄적으로 사드 비용을 한국에 전가할 가능성이 모두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도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드 운용 비용에 대해 “미국 측에서 댈 것”이라면서도 “액수가 많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포괄적으로 주한미군의 인건비와 시설비에 포함된다면 (방위비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