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전쟁’ 지휘 문재인, 교과서 고리로 반전계기 잡나

‘역사전쟁’ 지휘 문재인, 교과서 고리로 반전계기 잡나

입력 2015-10-13 11:26
수정 2015-10-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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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내분 일시휴전은 ‘호재’…대여투쟁 집중 여건 마련세월호 이후 1년2개월만에 장외로…대국민서명 주도 대국민 여론전 외에 마땅한 입법 카드 없어 고심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정부여당과의 ‘역사 전쟁’ 투쟁의 전면에 나서며 자연스레 야권의 구심점으로 다시 자리잡고 있다.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 책임론에 발목이 잡혀 지지율 하락, 신당 창당 움직임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던 문 대표가 국정교과서 문제를 고리로 반전의 기회를 잡을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우선 이번 사태가 당내 갈등 해소 면에서 문 대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국정화 저지에 힘을 모을 상황에서 내분을 보이는 모습은 적전분열이라는 비판적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비주류인 안민석 의원조차 13일 BBS 라디오에 출연, 전날 비주류 인사들이 주류를 겨냥한 토론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 “내용의 옳고그름을 떠나 총구를 외부로 집중해야 하는데 내부로 향하는 발언들이 시기적으로 적절했느냐 우려를 표한다”고 말할 정도다.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도 역사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소속 정당과 정파를 떠나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할 만큼 신당 세력조차도 일시적 휴전과 함께 야권의 협력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런 동력을 바탕으로 대여 투쟁에 집중하고 있다.

문 대표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이념편향 발언 논란에 이어 국정화 문제가 터진 것은 우연이이 아니라 굉장히 치밀하게 일어난 일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저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정부가 국정화 방침을 밝힌 12일 광화문 피켓시위, 의원총회 등을 주도한 데 이어 이날부터 시작된 100만인 서명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신촌을 찾아 대국민 여론전을 본격화했다. 문 대표가 장외로 나선 것은 지난해 8월 세월호 장외집회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그러나 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념전쟁의 전초전 성격도 있는 만큼 총력 저지가 절실하지만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 대표 측의 고민이다. 대여투쟁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문 대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비주류의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당 내분의 격화로 이어질 수 있다.

혁신위원으로 활동한 조국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과거 한나라당이 사학법 반대 (장외) 투쟁하듯이 싸워야 한다”고 초강경 대응을 주문했지만 국회 입법권이 작용한 당시 ‘사립학교법’과 달리 국정화는 교육부의 행정고시로 이뤄져 입법권이 개입할 여지가 작다.

또 새정치연합이 원내외 병행투쟁 방침을 정했지만 장외투쟁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면 강성 이미지를 풍기고 당 대표 취임 이후 집중한 중도층 공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표 측은 믿을 것은 민심밖에 없다며 일단 대국민 여론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 대표 측은 “이번 싸움은 장기전이다. 최대한 국민에게 알리고 호소하는 것이이 필요하다”면서도 “정부가 고집을 피우면 마땅한 수단이 없어 고민인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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