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항의서한·서명운동 돌입…당력 총동원예산·법안 연계시사…투쟁수위 고심도”넋나간 정부”·”사부곡이 낳은 독재발상” 맹폭
새정치민주연합은 1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결정에 맞서 청와대 앞 집회를 열고 서명운동을 하는 등 이틀째 거리투쟁을 이어갔다.국정화를 저지할 실질적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행정예고 기간인 20일 동안 원내외 병행투쟁 등 반대여론 확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 집결,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한문을 전달했다.
이들은 서한문에서 “아버지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든 총선 여당승리를 위한 것이든 가장 나쁜 행위”라며 “껍데기를 포장해도 유신독재로의 회귀일 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국민분열 교과서 반대’ 등의 팻말을 들고 “친일독재 교과서 추진 중단하라”라고 구호를 외치고는 경호실에 제지당할 때까지 10여미터 행진을 했다.
유기홍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주군 중위시절 쓴 것으로 알려진 혈서를 언급하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아버지를 향해 “친일 내력을 가졌다”고 비판했다.
설훈 의원은 “국정화는 히틀러나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한 것이다. 대통령 각하, 바로 판단하시라”라고 촉구했다.
오후에는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은 신촌에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을 한다.
전날 광화문에서 진행한 릴레이 1인시위도 계속하기로 했다.
또 이날부터 전국에 ‘좋은 대통령은 역사를 바꾸고, 나쁜 대통령은 역사책을 바꾼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새정치연합은 시민단체와 연계를 강화하고 직접 집회를 여는 방법도 검토하는 등 투쟁 수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전면 장외투쟁은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원내에서도 예산심사 연계를 시사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반민주공화적 음모를 경계하며 관련 예산과 법안을 살피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야당이 사실상 다른 예산과 법안까지 연계시키겠다는 뜻을 시사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역풍 우려도 여전하지만, 그만큼 이번 사안이 심각하다는 의견도 많기 때문이다.
국정화 반대 여론이 높아졌다는 판단도 강경대응에 힘을 싣는다. 최 정책위의장은 “주말 조사에서 국정화 찬성은 44%, 반대는 4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정화가 유엔의 역사교육 권고에 반한다는 점에서 유엔에 질의서를 보내는 것도 검토 중이다.
대정부질문 내용을 교과서에 집중하거나, 규탄발언을 쏟아내는 등 여론전도 이어가고 있다.
진선미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아버지 탄생 100주년에 맞춘 사부곡이 낳은 독재적 발상”이라고 했다.
정세균 전 대표는 MBC라디오에서 “넋나간 정부”라며 “북한식 역사교육”이라고 했다.
이상민 의원도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열등감을 건강하게 승화하지 못했다”며 “본인은 논란에서 빠지는 비겁한 행태”라고 맹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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