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외교청서에 홈피까지…日, 전방위 독도 공세

교과서·외교청서에 홈피까지…日, 전방위 독도 공세

입력 2015-04-07 09:27
수정 2015-04-0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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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변경’ 대비한 장기 플랜 가동한 듯

일본 아베 정권의 ‘독도 공세’가 심상치 않다.

독도 영유권 주장을 ‘기록 남기기용’ 또는 ‘지지층 달래기’ 차원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훗날 국제사법재판소행 등을 통해 ‘현상’을 변경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내·대외 공세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7일 공개된 2015년 외교청서(외교백서격)는 독도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술을 담았다. 이는 아베 정권 이전인 민주당 정권 때부터 들어간 내용이지만 올해 특별한 것은 9년만에 영문판(전문)을 만든다는 점이다. 올해 종전 70주년을 맞아 일본의 전후 평화주의 행보와 향후 외교정책을 홍보하는 동시에 영토 주장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효과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자신들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거 행정문서, 신문기사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여름까지 일문 및 영문으로 정부 홈페이지에 싣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이 7일 보도했다. 역시 대내 인식 고양과 대외 홍보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6일 마무리된 중학교 교과서 검정을 통해 역사·지리·공민 등 사회과 3개 과목의 모든 교과서(18종)에 독도 기술이 담기고, 대다수에 ‘한국의 불법점거’ 주장을 포함토록 유도한 것은 수십년 후를 내다본 포석으로 읽힌다.

특히 일본 제국주의 침탈 과정에서 이뤄진 1905년 독도 편입과 한국의 ‘이승만 라인’ 선포가 역사 교과서에 나란히 실린 것은 자국의 조치는 국제법적으로 타당하고, 한국의 조치는 ‘불법’이라는 주장을 가르치려는 포석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종전 독도 교육이 ‘한일간 독도 영유권 주장에 이견이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게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면 앞으로는 독도를 둘러싼 ‘현상변경’을 ‘당위’로 가르친다는 점에서 일대 전환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모든 교과서에 독도 기술이 실렸다는 점에서 독도 교육에 대한 의지도 과거 정권때와는 비교할 수 없어 보인다.

이 같은 아베 정권의 독도 공세는 ‘한국과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한다’는 문구를 올해판 외교청서에서 삭제한 사실과 맞물려 심상치 않은 여운을 남긴다. 더 이상 한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독도 공세를 자제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읽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 가치공유’ 문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국회 연설과 외무성 홈페이지, 각의 결정문 등에서 이미 빠졌지만 외교청서에서까지 빠지면서 돌이키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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