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학부모들, 다음날 아침 모여 말 맞추기 시도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학부모들, 다음날 아침 모여 말 맞추기 시도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6-07 09:29
수정 2016-06-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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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여교사 성폭행’ 사건으로 전남 학교별 관사 통합 검토
‘신안군 여교사 성폭행’ 사건으로 전남 학교별 관사 통합 검토
전남의 한 섬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사람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피의자들이 사건 다음날 아침에 다시 모여 입을 맞춘 정황이 포착됐다.

7일 전남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들 학부모들은 범행 다음날 아침 식당에 모여 여교사 성폭행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경찰서 측은 이 자리에서 증거를 은폐하거나 수사에 대비해 미리 말을 맞췄을 가능성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 다음날 아침에 만난 것 같다.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사 과정에서 두 명은 범행을 시인했지만 한 명은 자신의 DNA가 확인됐는데도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교사를 관사에 데려간 식당 주인 박모(49)씨는 성추행 혐의를, 이모(35)씨와 김모(39)씨는 차례로 관사에 침입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일하게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김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담당 판사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자신의 DNA가 검출된 이후에도 혐의를 계속 부인했기 때문인데, 법정에서 판사는 “당신이 이러고도 인간이냐”며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성폭행의 발단이 된 술자리에는 가지 않고 ‘전화 부탁을 받고 여교사를 지키기 위해 관사에 갔다’고 주장하던 김씨가 피해 여교사의 만취 상황을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피의자들의 공모 가능성 또한 커지고 있다.

성폭행 피의자 3명 중 식당 주인이자 해당 초등학교 학부모인 박씨와 이씨는 박씨 식당에서 여교사가 정신을 잃을 때까지 술을 마시게 했고, 박씨 식당 바로 옆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씨는 술자리에는 동석하지 않았지만 이들이 술 마시는 상황을 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박씨 등이 자신의 식당 바로 옆 야외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고 있어 피해 여교사가 술에 취한 모습을 목격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는 “당시 초저녁에 식당 앞에서 박씨와 인사만 주고받았다. 이후 박씨의 전화를 받고 여교사를 지키기 위해 갔을 뿐 성폭행하지 않았다”는 김씨의 주장과 배치될 뿐 아니라 사전 공모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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