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양강 붕괴…독주채비 文에 安 ‘개혁공동정부 카드’로 반전 모색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 제19대 대통령을 선출할 ‘5·9 장미대선’이 11일 앞으로 다가왔다.지난달 10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60일 레이스’가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후보별 우열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한동안 이어졌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양강구도가 깨지면서 문 후보가 선두로 치고 나선 반면, 안 후보는 지지세가 급속히 빠진 양상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보수층 결집 현상에 따라 상승세를 타고 있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TV토론 선전 여파로 약진하고 있는 반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후보단일화’ 압박을 받고 있다.
2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25∼27일 전국 성인 1천6명을 상대.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시의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후보는 40%의 지지율로 24%의 안 후보를 16%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이어 홍 후보 12%, 심 후보 7%, 유 후보가 4%를 각각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2강 3약’으로 전개되던 대선구도가 ‘1강 1중 3약’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문 후보에게 유리한 판세가 펼쳐지고 있지만, 한반도 안보상황, ‘후보단일화’, 보수 성향 유권자의 결속 여부 등 여러 변수로 미뤄볼 때 선거판이 흔들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각 정당 및 선거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민주당 문 후보 측은 상당 기간 이어졌던 안 후보와의 양강구도에 균열이 생기면서 확실한 승기를 잡은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요동치는 판세 속에서도 여론조사 지표상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볼 때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승리를 거머쥘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 후보 측은 ‘과반 득표’를 목표로 외연확장에 나서는 한편 집권 후 구상을 구체화하면서 ‘준비된 대통령’을 부각하고 있다.
이에 맞서 국민의당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탄핵반대 세력과 패권주의 세력을 제외한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개혁공동정부 구상을 밝히고 ‘비문연대’의 한 축인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영입카드를 활용해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최근의 지지율 하락을 일시적인 조정으로 보고 있는 안 후보 측은 ‘미래·통합’을 앞세워 총력전을 펼치면서 금주 말을 거치면서 상승세로 돌아선 뒤 중도 보수층을 재집결시켜 40% 안팎의 득표율로 승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선거운동 초기 지지부진했던 한국당 홍 후보는 최근 보수표 결집 현상으로 여론조사 지지도가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상승 기류를 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홍 후보는 일시적으로 안 후보에게로 옮아간 보수표가 자신에게 모이고 있다며 조만간 2위 탈환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 대선 박근혜 후보 득표의 80%를 득표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새누리당 조원진·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 등 ‘태극기 진영’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개혁적 보수’의 기치를 내건 유 후보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당내 단일화 요구라는 내홍까지 겹치면서 완주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고 지지율 상승 모멘텀을 살리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심 후보는 TV토론에서 연일 호평을 받으면서 지지율이 반등하는 등 그 어느 대선 때보다 진보정당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유 후보보다 앞선 지지율을 보이면서 두 자릿수 지지도까지 넘보고 있다.
열흘 남짓한 투표일까지 남아있는 변수 가운데 가장 파괴력이 있는 것은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 간의 이른바 반문(반문재인) 세력의 단일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이들 후보 모두 ‘불가’ 입장을 밝혀 이미 소멸한 변수라는 시선도 있지만, ‘반문연대’를 기치로 2자 또는 3자 단일화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도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일각에서 거론되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 등이 현실화할 경우 대선판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두 차례 남은 TV토론과 여론조사 공표 허용 시점인 다음 달 2일 이후의 ‘묻지마식’ 네거티브 공세도 선거판에 영향을 줄 변수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