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적자론으로 표심 잡는 범보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간 ‘TK(대구·경북)’ 민심잡기 경쟁이 달아올랐다.홍 지사는 지난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구에 와서 출마선언을 하게 된 것은 내가 TK의 적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 지사는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어 대선 후보 자격에 논란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죄가 날 가능성은 0.1%도 없지만 없는 사실을 또다시 뒤집어씌우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홍 지사는 19일 “노 전 대통령은 돈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고 나는 돈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극단적 선택은 안 해도 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이날 대구 지역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수가 궤멸할 위기에 놓인 책임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있고 박 전 대통령을 이렇게 망쳐 놓은 자들은 스스로를 진박(진짜 친박)이라고 부르는 정치꾼들”이라면서 “국가와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은 박 전 대통령과 진박들”이라고 했다. TK에서 자신에게 덧씌워진 ‘배신 프레임’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정면 비판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유 의원은 “나는 대구의 아들”이라면서 “대통령이라도 잘못하면 용감하게 지적하고 고치라고 배웠고, 옳지 않은 길이면 가지 말고 바른 길이라면 가시밭길이라도 용감하게 가라고 배운 대구의 정신과 자존심을 한 번도 버린 적이 없었다”고 했다.
홍 지사를 향해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정치자금을 받았는지 그 진실은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면서 “(출마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대구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서울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7-03-20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