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국면서 숨죽인 野 비주류…주도권 투쟁 고심

교과서 국면서 숨죽인 野 비주류…주도권 투쟁 고심

입력 2015-10-14 13:27
수정 2015-10-1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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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싸움’에서 적전분열로 비칠까 우려마냥 기다릴 수도 없어 고민…박지원 “내부서 혁신논의 활발”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여야 ‘역사전쟁’이 첨예해지면서, 당내 주도권경쟁을 재점화하려던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진영의 행보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애초 비주류는 국정감사 후 ‘진짜 혁신’과 ‘통합’을 내세워 문재인 대표를 압박할 계획이었지만, 당이 명운을 건 ‘큰싸움’에 돌입한 가운데 당내투쟁이 ‘적전분열로’ 비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비주류 내에서 나온다.

다만 교과서 문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문재인 대표 체제가 공고해질 가능성이 커, 비주류 진영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비주류 진영은 지난 12일 주류진영과 혁신안을 비판하는 토론회를 열었자만, 이후로는 당내 투쟁을 삼가며 교과서 여론전에 동참하는 등 ‘협조 모드’까지 보이고 있다.

혁신위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비주류 ‘혁신반격’의 선봉에 섰던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교과서 건에 대해서는 (문 대표 등과) 같은 생각”이라며 “여당의 주장대로라면 지금 교과서의 검인정을 제대로 못 한 장관을 문책해야지 왜 엉뚱하게 국정교과서 방침을 내놓나”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어떻게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상황을 좀 보겠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총 제안도 가능하다”고 했다.

다른 비주류 인사들 사이에서도 지도체제 문제 등 당내 갈등을 부각시킬 시점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TBS 라디오에서 “내부 투쟁이 봉합되는 분위기냐”라는 질문에 “(잘못하면) 우리가 수세에 놓이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여기에 문 대표가 정의당 심상정 대표나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공동대응을 하기로 한 것 역시, 천 의원 까지 포함한 ‘더 큰 통합’을 내세웠던 비주류의 공세를 무디게 만들고 있다.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며 삭발을 하면서 ‘단일대오’를 보여줘야 한다는 아이디어 역시 비주류 내에서 나왔다.

다른 비주류 인사들의 행보도 당내 투쟁과는 거리가 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이 위원장을 맡은 재벌개혁특위 회의를 열어 삼성물산 합병건에 대한 감사를 촉구하는 등 재벌개혁 문제에 집중했다.

주승용 최고위원과 비주류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 간사인 최원식 의원은 ‘아시아실크로드 정당회의’ 참석차 이날 중국으로 출국한다.

다만 비주류 내에서는 이대로 ‘혁신’과 ‘통합’에 대한 논의를 멈추면 자칫 총선을 앞두고 문 대표 체제만 굳건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고민도 나온다. 혁신안에 대한 문제의식이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고민 때문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교과서가 지금 당장 터진 일이지만, 내부 혁신도 내년 총선 전까지 어떻게든 해야 하는 일”이라며 “두가지를 병행해야 한다. 싸울 것은 싸우고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외부로는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응하면서도 내부로는 혁신에 대한 문제를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계파갈등이) 봉합된다면 결과적으로 총선에서 여당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들을 잘 알고 있다”며 “최대 혁신인 정권교체를 위해 문 대표의 큰 결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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