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정부와 시민/박찬구 정치부장
1970년대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매스게임 같은 집체교육이나 전교생이 일체화된 듯한 검은 교복에 짧은 머리가 떠오른다. 한글과 구구단을 배울 때부터, 나는 ‘개인’이 아니라 ‘전체’의 하나로서 학교의 규칙과 질서에 나 자신을 맞춰 가는 법을 익혀야 했다. 익숙하다 못해 무의식으로 내면화될 정도로…. 그러다 보면, 가끔씩 ‘참 잘했어요’라는 도장이 순종과 보상의 ‘우쭐한’ 징표로 손등이나 공책에 찍히곤 했다.
학교가 주입하는 질서와 규칙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복도나 화단 청소를 도맡고 교무실에 불려다니다 어느새 ‘가까이하면 안 될’ 외톨이로 낙인찍혔다. 열살 남짓한 외톨이는 ‘껄렁껄렁한’ 불량학생으로 분류되고, ‘선도’의 대상으로 체육 선생님의 수첩에 이름이 올랐다. 학교 뒤 수정산 움막에서 병든 아버지와 살던 윤 아무개, 도시락을 제대로 싸들고 다닌 적이 없는 이 아무개,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던, 큰 목소리의 손 아무개 등이 그랬다.
‘상급기관’에서 장학사가 파견될 때면, 일주일 전부터 전교생이 동원돼 하루 한두 시간씩 학교 유리창을 닦거나 교실 게시판을 꾸며야 했다.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절대적인 존재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