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5종 ‘황금세대’ 이지훈 “항저우 첫 금메달로 대한민국 대표팀에 좋은 기운 불어넣겠다”

근대5종 ‘황금세대’ 이지훈 “항저우 첫 금메달로 대한민국 대표팀에 좋은 기운 불어넣겠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3-09-11 10:19
수정 2023-09-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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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자카르타서 막판 뒤집기로 2위
동갑내기 전웅태와 함께 시상대 올라
도쿄올림픽 출전권 따냈지만 부상 악화
포기하지 않고 ‘중꺾마’ 정신으로 복귀
지난 8월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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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영국 바스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지훈. 이지훈은 남자 단체전과 남자 계주에서 동메달 두 개를 따냈다. 이지훈 선수 제공.
지난달 영국 바스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지훈. 이지훈은 남자 단체전과 남자 계주에서 동메달 두 개를 따냈다. 이지훈 선수 제공.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입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이지훈(28·LH)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게 근대5종의 매력”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 명의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육상+사격) 경기를 모두 치러 최강자를 가리는 시합이기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지훈은 5년 전 대회에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최종 1위를 한 ‘동갑내기’ 전웅태(28·광주광역시청)와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당시 첫 경기인 수영에서 4위로 출발한 이지훈은 펜싱에서 승점을 보태 2위로 올라섰다가 승마에서 점수가 안 나오는 바람에 전체 순위가 5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발목 부상에도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 런에서 역주 끝에 10분 56초 40의 기록을 세우며 2위를 달리고 있던 일본 오노 토모유키를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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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영국 바스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지훈. 이지훈은 남자 단체전과 남자 계주에서 동메달 두 개를 따냈다. 이지훈 선수 제공.
지난달 영국 바스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지훈. 이지훈은 남자 단체전과 남자 계주에서 동메달 두 개를 따냈다. 이지훈 선수 제공.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는 근대5종 ‘황금세대’ 중 한 명인 이지훈은 지난 7일 전화 인터뷰에서 “그때 제 앞에 있던 선수가 레이저 런에 강한 선수였다. 자신감을 많이 잃은 상태서 경기에 임할 뻔 했지만 끝까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회상했다.

시합이 끝난 뒤 이지훈 어머니는 “나는 금메달이든 은메달이든 상관없다. (지훈이) 네가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딴 것 자체가 너무 기쁘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아들을 격려해줬다고 한다.

금메달을 땄으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은메달을 딴 이지훈은 이후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뒤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9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다.

이지훈은 “모든 운동선수의 꿈은 올림픽이다. 꿈의 무대에서 메달 따는 게 평생 소원인데 출전할 수 있다는 소식에 기분이 좋았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고, 부상이 악화되면서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 나가지 못한 이지훈은 한국에서 동료 선수를 응원했다.

그는 “당시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지만 (전)웅태가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메달을 따서 너무 위로가 됐다”면서 “메달을 못 땄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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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영국 바스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지훈. 이지훈은 남자 단체전과 남자 계주에서 동메달 두 개를 따냈다. 이지훈 선수 제공.
지난달 영국 바스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지훈. 이지훈은 남자 단체전과 남자 계주에서 동메달 두 개를 따냈다. 이지훈 선수 제공.
도쿄 올림픽 이후 예선과 결승으로 나뉜 시합에 준결승이 추가돼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지만 이지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복귀한 뒤 지난해까지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던 그는 지난 5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해 최종 10위를 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지훈은 지난달 영국 바스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계주(이지훈·서창완)와 단체전(전웅태·정진화·이지훈)에서 동메달 두 개를 거머쥐며 ‘메달 맛’을 봤다.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몸 상태나 경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합이었다”면서 “준비는 다 돼 있다. 전쟁터에서 결과만 내면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근대5종 결승은 아시안게임 개막 다음날인 24일로 이날 4개의 메달(남녀 개인전·단체전)이 모두 결정된다.

단체전은 4명의 출전 선수 중 상위 3명의 점수만 합산해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라 야속하지만 중국 현지에서 치러지는 모든 변수를 이겨내고 실력으로 ‘완벽한 금메달’을 따겠다는 게 대표팀 각오다.

이지훈은 “4명 모두 누가 메달을 따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다”면서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로 대한민국 대표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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