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유총 집단행동 이참에 끝낸다” 공권력 총동원

정부 “한유총 집단행동 이참에 끝낸다” 공권력 총동원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9-03-04 22:34
수정 2019-03-0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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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허가 취소땐 교육단체 대표성 잃어

교육부도 “불법 행동” 공정위에 신고
“유치원 3법 통과 없는 한 또 반복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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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개학 연기 투쟁’을 강행한 4일 서울 북부지원교육청의 장학사가 개학 연기 확인에 응답하지 않은 도봉구의 한 유치원을 찾아가 불법 행동에 동참하면 형사고발한다는 시정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해당 유치원은 개학 연기 계획을 뒤늦게 철회했다. 이날 개학 연기 동참이 많지 않자 한유총은 개학 연기 투쟁을 철회하고 5일부터 유치원을 정상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개학 연기 투쟁’을 강행한 4일 서울 북부지원교육청의 장학사가 개학 연기 확인에 응답하지 않은 도봉구의 한 유치원을 찾아가 불법 행동에 동참하면 형사고발한다는 시정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해당 유치원은 개학 연기 계획을 뒤늦게 철회했다. 이날 개학 연기 동참이 많지 않자 한유총은 개학 연기 투쟁을 철회하고 5일부터 유치원을 정상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개학 연기를 강행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하루 만에 꼬리를 내렸지만 학부모와 유아를 볼모로 한 집단행동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가 공권력을 총동원해 한유총을 압박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의 측면 지원을 받고 있는 한유총이 정부와의 대치 국면을 정치권과 법정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한유총의 개학 연기 철회에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은 예고한 법적 대응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서울교육청은 4일 “비록 무기한 개학 연기를 철회했더라도 한유총 소속 유치원들이 4일 개학 연기를 강행했으므로 한유총 설립 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법 제38조에 따른 조치다. 서울교육청은 한유총이 무기한 개학 연기로 유아교육이라는 공익을 저해했다고 보고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직접 발표할 계획이다. 설립 허가 취소 방침은 당일 한유총에 통보된다. 이어 청문을 열어 한유총의 의견을 듣고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한유총의 설립 취소가 확정되면 1995년 사단법인으로 설립된 한유총은 정부와 유치원 정책을 두고 대화할 수 있는 교육단체의 자격을 잃게 된다. 법인이 취소된다고 단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정책에 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워져 입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한유총의 개학 연기가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사업자단체의 불법 단체행동이라고 판단하고 공정위에 신고하기로 했다. 또 5일에도 개별적으로 개학 연기를 이어 가는 유치원이 있을 경우 형사 고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치하는엄마들 등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이 한유총을 유아교육법과 공정거래법, 아동복지법 등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하기로 해 한유총은 검찰 조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유총이 정부와의 대치를 완전히 끝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난해 ‘사립유치원 대란’ 당시 한유총 편을 들었던 한국당은 정부에 대화와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힘을 싣고 있다. 한유총이 법인 취소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해 정부와 법적 공방을 벌일 수도 있다. 그간 한유총의 행보로 미뤄 또 다른 집단행동을 예고해 학부모들을 혼란에 빠지게 한 뒤 철회하는 행태를 반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치원 3법’의 통과나 회원들의 대거 이탈과 같은 ‘결정타’가 없는 한 한유총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유총에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유치원 3법 통과를 위한) 국회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9-03-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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