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고등학교에서 문·이과 구분없이 공통으로 배우는 통합사회, 통합과학 등의 과목이 신설된다.
초·중·고등학교 수업에서 수학, 영어를 비롯한 교과별 학습 부담이 줄고 연극, 소프트웨어교육이 강화된다.
교육부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및 각론을 고시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개정 교육과정은 초·중·고교에 2018년부터(초등 1∼2학년은 2017년) 연차적으로 적용된다.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이 고등학교에 적용되기 전인 2017년에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날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행정예고를 거쳐 다음 달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체제가 포함된 교과용도서 구분고시를 할 예정이다.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만큼 한국사 교과서 문제를 내달 초 국정감사가 끝나고 나서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 핵심개념 위주로 학습량 감축…토론수업 활성화
개정 교육과정은 수학, 영어를 비롯한 교과별 성취기준을 현재보다 20% 가까이 줄여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의 암기식 교육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특히 대학입시와 맞물려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를 양산한다고 지적돼온 수학 학습량이 대폭 줄어든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고교 공통과목까지 모든 학생이 수학에 흥미와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학생 발달단계와 국제적 기준을 고려해 학습내용과 범위를 적정화했다”고 설명했다.
성취기준을 학습자의 발달 수준에 맞게 이동하거나 삭제하고 비슷한 학습내용을 통합함으로써 지금보다 14∼18% 학습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정비례·반비례는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으로, 이차함수의 최대·최소는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조정된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실용성이 떨어지는 넓이 단위인 아르(a)·헥타르(ha) 등은 빠지고 현행 중학교 2학년이 배우는 곱셈공식은 중학교 3학년의 인수분해로 통합된다.
또 수학 교과에서 ‘평가방법 및 유의사항’을 신설해 교육과정을 벗어난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초등학교에서는 무게 단위에서 1g과 1t 사이의 단위 환산은 다루지 않고 중학교는 ‘경우의 수’에서 2개 경우의 수를 합하거나 곱하는 정도만 평가한다.
고등학교의 경우 집합의 개념이나 집합의 포함관계는 개념을 이해하는 수준에서 간단히 평가하도록 했다.
영어도 의사소통에 중점을 둔 교육으로 바뀐다.
초·중학교에서 듣기와 말하기에 중점을 두는 반면, 고등학교에서는 읽기와 쓰기 학습을 강조했다.
성취기준에서 듣기 비율이 초등학교는 31%에서 중학교 26%, 고등학교는 24%로 감소하지만 읽기 비율은 초등학교 20%, 중학교 26%, 고등학교 28.5%로 늘어난다.
기본적으로 학습할 어휘 수는 3천개를 유지하지만 학교급별 어휘 목록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개정 교육과정은 교과별로 핵심적으로 배워야 할 주요 학습요소를 제시했다.
교과서와 학교 수업에서 지나치게 지엽적인 내용을 다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등 교육 전반에서 다루는 ‘범교과 학습주제’는 현재 39개에서 10개로 대폭 줄였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학습량 적정화로 여유가 생기면 토론수업과 실험·실습 등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소프트웨어·연극교육 강화…초등 안전생활 신설
개정 교육과정은 작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초등학교에서 안전교육을 강화한 점이 주목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수업시수를 주당 1시간 늘리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체험 중심의 ‘안전생활’ 교과를 편성하도록 했다.
3∼6학년은 체육, 실과 등의 교과에 ‘안전’ 단원이 신설된다.
또 한글 공부가 부족한 학생을 위해 1∼2학년이 받는 한글교육을 현행 27시간에서 45시간 이상으로 늘렸다.
중학교는 내년에 전면시행할 자유학기제의 운영 근거를 마련했다.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시험에 대한 부담없이 진로탐색, 동아리 활동 등에 집중하는 것이다.
정보화 사회에 맞춰 소프트웨어 교육도 확대된다.
중학교에서 ‘정보’ 과목이 선택과목에서 필수과목으로 바뀌고 수업은 1년간 매주 1시간씩 이뤄진다.
초등학교는 실과교과의 정보 관련 단원을 소프트웨어 기초소양 내용을 중심으로 확대·개편하고 고등학교의 경우 심화선택 ‘정보’ 과목이 일반선택 과목으로 전환된다.
연극 교육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초등학교 5∼6학년 국어에서는 연극 대단원이 개설되고 중학교 국어에는 연극 소단원을 신설된다.
고등학교에서는 보통교과의 일반선택 과목에 ‘연극’이 새로 포함된다.
음악, 미술, 체육처럼 일반선택 과목으로 바뀌면 일반고 학생들도 많이 배울 것으로 예상된다.
중학교에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은 현행과 마찬가지로 3년 동안 136시간을 유지하기로 했다.
개정 교육과정 연구진은 담당교사들의 업무부담 등을 이유로 스포츠클럽 시간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체육계의 반발이 심했다.
◇ 고교 공통과목 신설…2학년부터는 다양한 진로과목 이수
이번 교육과정 개정의 핵심은 무엇보다 고등학교 수업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있다.
고등학생이 문·이과 구분없이 배우는 ‘공통과목’을 도입하고 진로, 적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고등학생이 필수로 듣는 공통과목으로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한국사, 과학탐구실험 등 7개가 신설된다.
현재 고교 교육과정이 모두 선택과목으로 돼 있는 상황에서 일부 학생들의 ‘지식편중’ 현상을 개선하고 기초소양 교육을 제대로 하자는 취지다.
통합사회는 기존 지리, 일반사회, 윤리, 역사의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통합과학은 현재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생명과학 등의 과목을 핵심개념 위주로 통합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통합사회나 통합과목을 여러명의 교사가 내용을 나눠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 1명이 교육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고등학생은 1학년 때 필수과목을 배우고 2, 3학년에 올라가 선택과목으로 ‘일반선택’, ‘진로선택’, ‘심화선택’ 등으로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다.
진로선택 과목에는 ‘고전읽기’, ‘여행지리’, ‘실용영어’, ‘수학과제탐구’, ‘경제수학’ 등 다양한 과목이 신설된다.
교육부는 학생의 과목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진로선택 과목을 3개 이상 이수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경상계열에 진학하려는 학생은 2학년부터 ‘경제수학’, ‘사회문제 탐구’, ‘한국사회의 이해’ 등 사회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한편 개정 교육과정에서 한국사 과목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교육부는 삼국시대에 관한 내용을 늘리면서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중을 현행 5대 5에서 6대 4 정도가 되도록 분량을 조정했다.
신라 등 삼국시대 서술은 현재 고등학교 교과서에 ‘우리 역사의 형성과 고대 국가 발전’ 대단원에 포함돼 있지만 새 교육과정에는 ‘고대 국가의 발전’이라는 대주제가 별도로 들어간다.
근현대사 해석을 둘러싼 이념 논란이 줄어들 수 있지만, 근현대사 비중의 축소가 세계적인 역사교육 추세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연합뉴스
초·중·고등학교 수업에서 수학, 영어를 비롯한 교과별 학습 부담이 줄고 연극, 소프트웨어교육이 강화된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공용브리핑룸에서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개정 교육과정은 초·중·고교에 2018년부터(초등 1∼2학년은 2017년) 연차적으로 적용된다.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이 고등학교에 적용되기 전인 2017년에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날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행정예고를 거쳐 다음 달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체제가 포함된 교과용도서 구분고시를 할 예정이다.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만큼 한국사 교과서 문제를 내달 초 국정감사가 끝나고 나서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 핵심개념 위주로 학습량 감축…토론수업 활성화
개정 교육과정은 수학, 영어를 비롯한 교과별 성취기준을 현재보다 20% 가까이 줄여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의 암기식 교육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특히 대학입시와 맞물려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를 양산한다고 지적돼온 수학 학습량이 대폭 줄어든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고교 공통과목까지 모든 학생이 수학에 흥미와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학생 발달단계와 국제적 기준을 고려해 학습내용과 범위를 적정화했다”고 설명했다.
성취기준을 학습자의 발달 수준에 맞게 이동하거나 삭제하고 비슷한 학습내용을 통합함으로써 지금보다 14∼18% 학습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정비례·반비례는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으로, 이차함수의 최대·최소는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조정된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실용성이 떨어지는 넓이 단위인 아르(a)·헥타르(ha) 등은 빠지고 현행 중학교 2학년이 배우는 곱셈공식은 중학교 3학년의 인수분해로 통합된다.
또 수학 교과에서 ‘평가방법 및 유의사항’을 신설해 교육과정을 벗어난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초등학교에서는 무게 단위에서 1g과 1t 사이의 단위 환산은 다루지 않고 중학교는 ‘경우의 수’에서 2개 경우의 수를 합하거나 곱하는 정도만 평가한다.
고등학교의 경우 집합의 개념이나 집합의 포함관계는 개념을 이해하는 수준에서 간단히 평가하도록 했다.
영어도 의사소통에 중점을 둔 교육으로 바뀐다.
초·중학교에서 듣기와 말하기에 중점을 두는 반면, 고등학교에서는 읽기와 쓰기 학습을 강조했다.
성취기준에서 듣기 비율이 초등학교는 31%에서 중학교 26%, 고등학교는 24%로 감소하지만 읽기 비율은 초등학교 20%, 중학교 26%, 고등학교 28.5%로 늘어난다.
기본적으로 학습할 어휘 수는 3천개를 유지하지만 학교급별 어휘 목록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개정 교육과정은 교과별로 핵심적으로 배워야 할 주요 학습요소를 제시했다.
교과서와 학교 수업에서 지나치게 지엽적인 내용을 다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등 교육 전반에서 다루는 ‘범교과 학습주제’는 현재 39개에서 10개로 대폭 줄였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학습량 적정화로 여유가 생기면 토론수업과 실험·실습 등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소프트웨어·연극교육 강화…초등 안전생활 신설
개정 교육과정은 작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초등학교에서 안전교육을 강화한 점이 주목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수업시수를 주당 1시간 늘리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체험 중심의 ‘안전생활’ 교과를 편성하도록 했다.
3∼6학년은 체육, 실과 등의 교과에 ‘안전’ 단원이 신설된다.
또 한글 공부가 부족한 학생을 위해 1∼2학년이 받는 한글교육을 현행 27시간에서 45시간 이상으로 늘렸다.
중학교는 내년에 전면시행할 자유학기제의 운영 근거를 마련했다.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시험에 대한 부담없이 진로탐색, 동아리 활동 등에 집중하는 것이다.
정보화 사회에 맞춰 소프트웨어 교육도 확대된다.
중학교에서 ‘정보’ 과목이 선택과목에서 필수과목으로 바뀌고 수업은 1년간 매주 1시간씩 이뤄진다.
초등학교는 실과교과의 정보 관련 단원을 소프트웨어 기초소양 내용을 중심으로 확대·개편하고 고등학교의 경우 심화선택 ‘정보’ 과목이 일반선택 과목으로 전환된다.
연극 교육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초등학교 5∼6학년 국어에서는 연극 대단원이 개설되고 중학교 국어에는 연극 소단원을 신설된다.
고등학교에서는 보통교과의 일반선택 과목에 ‘연극’이 새로 포함된다.
음악, 미술, 체육처럼 일반선택 과목으로 바뀌면 일반고 학생들도 많이 배울 것으로 예상된다.
중학교에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은 현행과 마찬가지로 3년 동안 136시간을 유지하기로 했다.
개정 교육과정 연구진은 담당교사들의 업무부담 등을 이유로 스포츠클럽 시간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체육계의 반발이 심했다.
◇ 고교 공통과목 신설…2학년부터는 다양한 진로과목 이수
이번 교육과정 개정의 핵심은 무엇보다 고등학교 수업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있다.
고등학생이 문·이과 구분없이 배우는 ‘공통과목’을 도입하고 진로, 적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고등학생이 필수로 듣는 공통과목으로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한국사, 과학탐구실험 등 7개가 신설된다.
현재 고교 교육과정이 모두 선택과목으로 돼 있는 상황에서 일부 학생들의 ‘지식편중’ 현상을 개선하고 기초소양 교육을 제대로 하자는 취지다.
통합사회는 기존 지리, 일반사회, 윤리, 역사의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통합과학은 현재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생명과학 등의 과목을 핵심개념 위주로 통합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통합사회나 통합과목을 여러명의 교사가 내용을 나눠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 1명이 교육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고등학생은 1학년 때 필수과목을 배우고 2, 3학년에 올라가 선택과목으로 ‘일반선택’, ‘진로선택’, ‘심화선택’ 등으로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다.
진로선택 과목에는 ‘고전읽기’, ‘여행지리’, ‘실용영어’, ‘수학과제탐구’, ‘경제수학’ 등 다양한 과목이 신설된다.
교육부는 학생의 과목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진로선택 과목을 3개 이상 이수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경상계열에 진학하려는 학생은 2학년부터 ‘경제수학’, ‘사회문제 탐구’, ‘한국사회의 이해’ 등 사회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한편 개정 교육과정에서 한국사 과목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교육부는 삼국시대에 관한 내용을 늘리면서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중을 현행 5대 5에서 6대 4 정도가 되도록 분량을 조정했다.
신라 등 삼국시대 서술은 현재 고등학교 교과서에 ‘우리 역사의 형성과 고대 국가 발전’ 대단원에 포함돼 있지만 새 교육과정에는 ‘고대 국가의 발전’이라는 대주제가 별도로 들어간다.
근현대사 해석을 둘러싼 이념 논란이 줄어들 수 있지만, 근현대사 비중의 축소가 세계적인 역사교육 추세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