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지원자 전국서 30명뿐
청년 고용을 해결하겠다며 정부가 야심 차게 시작한 시간선택제(시간제) 교사 제도가 호응도 낮고 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한 학기 동안 시간제로 전환한 교사 수가 30명에 불과했고, 이들의 빈자리는 신규 교사가 아닌 휴직 교사들이 모두 채웠다. 교육부는 다음달 개선안을 내놓고 내년 200명, 2017년 300명 등 모두 500명의 교사를 시간제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혔다. 일선 현장에서는 ‘무의미한 대책’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한 학기 동안 시간제로 전환한 교사 수는 대구 12명, 서울 10명, 충북 6명, 충남 2명 등 모두 30명으로, 다른 시도교육청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신청이 저조한 이유는 전환 요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시간제는 현직 교사가 육아나 가족 간호, 학업 등을 이유로 시간제 교사로 전환하고 주2일 혹은 주3일만 일하는 제도다. 전환 기간은 최장 3년까지 가능하다. 초등 교사의 경우 담임을 맡고 있어 전환 시 1명의 교사를 더 채용해야 한다. 과목별 교사를 맡는 중·고교의 경우 시간제 교사를 신청한 교사 2명의 과목이 일치해야 1명을 더 채용할 수 있다.
교육부는 교사들이 신청을 꺼리자 제도를 손질한다는 방침이다. 중·고교의 경우 두 학교에서 같은 과목의 교사가 시간제 전환을 요청하면 1명은 전보를 보내 2명을 시간제로 만들고 전보를 보냈던 학교에서 1명을 채용하는 식이다. 다만 이 방안은 국·공립 학교에만 적용된다.
이런 개선책에도 제도가 안착할지는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사들이 시간제보다 휴직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사실상 현직 교사들이 호응하지 않는다”며 “반쪽짜리 제도로 전락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강조했던 신규 채용 효과가 없을 때는 제도 자체가 변질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시간제 일자리 보완책을 발표하며 임용대기 교사 적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현재 임용대기 교사는 모두 4900여명. 지난달에는 정부 부처 합동으로 청년고용절벽 해소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간제를 통해 500명의 신규채용 여력을 확보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드라이브로 궁지에 몰린 교육부가 결국 신규 채용마저 시간제로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08-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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